가수 박미경 매니저 이도진씨의 ‘25시’

가수 박미경 매니저 이도진씨의 ‘25시’

이영표 기자
입력 2005-06-14 00:00
수정 2005-06-1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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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의 그늘진 이면에서 고군분투하는 매니저들의 하루 24시는 어떻게 돌아갈까. 최근 새 앨범을 내고 가요계에 복귀, 가장 바쁜 연예인 중 한 명인 가수 박미경의 현장 담당 매니저 이도진(

27)씨를 지난 5일 하루 동안 밀착 동행 취재했다.23살 때 군에서 제대하자마자 말단 로드 매니저 부터 시작했다는 이씨는 현재 ‘현장 매니저’. 로드 매니저와 PR(홍보)매니저의 중간급으로 두 가지 역할을 모두 담당한다.

#오전 5시30분-기상 이씨는 평소보다 30분 빨리 눈을 떴다. 그리고는 곧장 스케줄이 빼곡히 적힌 검은 수첩부터 집어 든다. 오늘은 서울 등촌동 공개홀에서 SBS ‘생방송 인기가요’의 출연과, 전남 여수시에서 진행되는 MBC ‘해양EXPO 특집’ 녹화가 있는 날. 이씨는 함께 기거하는 로드 매니저를 깨워 오늘 스케줄을 하나하나 주지시키고, 박미경이 타고 갈 비행기 표 예약 시간도 다시 확인한다.

#오전 7시-박미경 집 아침을 거르는 것은 이젠 습관. 대충 세수만 한 뒤 밴을 타고 한남동 박미경 집으로 향한다. 앞서 ‘모닝콜’을 했지만,‘혹시나’하는 생각에 도착 30분 전부터 다시 박미경에게 전화를 거는 이씨. 이런, 조금 늦는단다. 이씨의 표정이 굳어진다.“생방송은 시간 엄수가 생명이지요. 리허설 때도 절대 늦으면 안돼요. 생방송이 있는 날은 하루종일 제 속이 타들어 간답니다.”

#오전 7시30분-청담동 미용실

박미경이 밴에 오르자, 그의 ‘스케줄 브리핑’이 시작된다.“누나, 오늘은 생방송에다 여수에서 녹화가 있는 날이라 무척 바쁠 거야. 기존과 다른 컨셉트의 무대 의상을 준비했고, 평소 혼자 하던 랩하는 친구와도 오늘은 함께 공연해야 돼.” 30분만에 청담동 J미용실에 도착. 박미경이 머리를 손질하는 1시간 남짓한 동안에도 그의 휴대전화는 쉴 틈이 없다. 자신의 바로 위 실장급 매니저에게 현재 상황을 보고한다. 그리고는 박미경을 뒤로한 채 택시를 타고 먼저 등촌동으로 향한다.

#오전 9시-등촌동 SBS 공개홀 박미경이 노래를 부를 현장 무대부터 점검하는 이씨. 오늘은 ‘강풍효과’를 내야 하는 컨셉트의 무대라 이씨는 ‘강풍기’부터 유심히 살핀다.

PD와 작가를 만나 인사하고, 출연 순서와 내용이 적힌 ‘Q시트’와 반주가 담긴 테이프 ‘MR’(Music Records)의 정상작동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

#오전 10시-1차 리허설 박미경이 도착하고,1차 ‘드라이 리허설’(의상을 완전히 갖추지 않고 카메라 앵글만 확인하는 정도의 리허설)이 끝난 뒤 박미경, 코디 등 스태프와 함께 구내 매점에서 사온 김밥과 컵라면으로 ‘아점’(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오전 11시-여수로 출발 게눈감추듯 부리나케 식사를 마친 이씨. 혼자 밴을 몰고 여수로 향한다. 박미경은 생방송을 마친 뒤 비행기로 여수에 도착할 예정.“비행기를 타지 않고 밴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현지에서 미경 누나를 태우고 움직일 차량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오후 4시30분-여수 공항 5시간 남짓을 달려 여수 공항에 도착.30분쯤 지난 뒤 박미경이 공항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그녀를 태우고 여수 오동도에 마련된 특설무대로 향한다.

#오후 8시-오동도 특설무대 박미경이 신곡 ‘섹시 레이디’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고 내려오자, 그는 일단 한숨을 돌린다. 오늘의 중요한 일정은 모두 소화한 것. 하지만 박미경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한 시간이라도 빨리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현지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때운 이씨는 오후 10시쯤 서울로 향한다.

#새벽 4시-개봉동 집 새벽 3시쯤 박미경을 집에 데려다주고, 잠자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귀가. 오늘도 새벽 3시를 넘겼다. 오늘 있을 새로운 스케줄을 챙기고 새벽 5시가 다 돼서야 잠자리에 드는 이씨.“내일 오전 특별한 스케줄은 없지만,3시간밖에 자지 못할 것 같아요. 미경 누나가 개인적으로 현충일날 국립묘지에 참배를 하고 싶다네요.‘그림자’가 안 따라갈 수 있나요.(웃음)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5-06-1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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