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 대신 ‘가면’… 카네이션 헌화하는 ‘평화 집회’
2차 민중총궐기 대회 가면. SNS 캡처.
‘복면’과 각목 대신 ‘가면’을 쓰고 카네이션을 들었다.
5일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2차 민중총궐기’는 주최 측이 약속한 대로 전체적으로 평화집회·행진으로 진행됐고 경찰도 ‘준법 집회’를 보장했다.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약 1만4천여명(경찰 추산·주최측 추산 5만여명)이 모여 시작한 이날 집회는 서울광장의 스케이트장 공사 때문에 참가자들이 모일 장소가 부족해 다소 혼잡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이 때문에 참가자들은 서울광장뿐 아니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앞 왕복 8차로 도로와 옛 국가인권위원회 앞 편도 3차로 도로까지 점거했다.
서울광장이 잔디가 없는 흙바닥인 데다 바닥에 다소 물기가 있어 방석을 준비하지 못한 참가자들은 “방석 천원”을 외치는 행상에게 앞다퉈 방석을 구매하는 풍경도 벌어졌다.
이날 집회 참가자의 ¼ 이상은 가면이나 탈 등 ‘복면’을 쓰고 현장에 나왔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복면금지법에 반대하는 뜻을 알리기 위해서다.
각 지역에서 상경한 노조·농민회 등 단체들은 하회탈과 각시탈 등 대량 주문한 흰색 탈을 소속원들에게 배포했고, 일부 참가자들은 닭 등 동물 모양 가면과 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사용해 유명해진 ‘가이 포크스’ 가면을 착용하기도 했다.
집회 사회를 맡은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마 부분에 ‘IS’라고 적힌 붉은 가면을 착용한 채 일부 순서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 앞서 열린 사전 행사에서는 예술가들이 집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며 만든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한 대형 가면 모형과 박 대통령 사진을 이용해 만든 가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주최 측은 지난달 14일 1차 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의 직사 물대포에 맞은 뒤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69)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의미로 카네이션 1만 송이를 참가자들에게 배포했고, 참가자들은 각자 한 송이씩 꽃을 들고 집회 자리에 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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