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비정규군’ 무너뜨린 벙커버스터… 이스라엘의 정보 승리

‘세계 최강 비정규군’ 무너뜨린 벙커버스터… 이스라엘의 정보 승리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4-09-29 18:00
수정 2024-09-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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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7㎏급 폭탄 ‘BLU109’ 투하 정황
나스랄라 동선 등 실시간 추적한 듯

이스라엘군(IDF)은 28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주거용 건물 아래 지어진 본부 시설 여러 개에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초대형 폭탄 등을 대거 퍼부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포함한 지휘부 회동 장소를 초토화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텔레그램에 공개한 영상을 분석한 전직 미 육군 폭발물 처리 기술자 트레버 볼은 뉴욕타임스(NYT)에 ‘나스랄라 제거’ 작전에 2000파운드(907㎏)급 BLU-109 등 폭탄 최소 15개가 탑재된 공군 69비행대대 전투기 8대가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LU-109는 약 2m 두께의 콘크리트 벽도 뚫을 수 있는 초대형 폭탄이다. 이 폭탄은 투하 즉시 터지는 게 아니라 내부로 파고든 뒤 콘크리트 벽 등 지하에 숨겨져 방호력이 높은 벙커를 파괴하는 정밀유도시스템 JDAM 키트가 탑재돼 있다.

이번 암살 작전은 이스라엘 정보전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은 암살 작전을 수행하면서 나스랄라의 동선과 회동 목적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으로 향하기 전인 지난 25일 암살 작전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지난 20여년간 헤즈볼라에 침투해 나스랄라를 언제든지 원하는 때에 암살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력을 갖췄다”고 전했다.

헤즈볼라 전문가인 마그누스 란스토르프 스웨덴 국방대 교수는 이번 공격이 “헤즈볼라에는 엄청난 타격이자 정보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나다브 쇼샤니 중령은 “이스라엘군은 나스랄라가 다른 지도자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계획을 위해 회동한다는 사실을 실시간 파악했다”고 말했다.

나스랄라는 레바논 전역에 무선호출기(삐삐) 테러가 발생한 지난 17일 이후 암살을 두려워하며 당시 숨진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들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장례식 방송 연설도 사전 녹화로 진행할 정도로 신중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리아의 한 군사 소식통은 이스라엘의 드론 감시와 트럭 호송대를 표적으로 한 공습으로 인해 이란이 헤즈볼라에 무기를 보내는 경로가 발각됐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이스라엘 드론은 시리아의 상업용 트레일러에 숨겨진 무기도 공격했다. 지난 26일엔 IDF 전투기가 시리아와 레바논 국경에서 헤즈볼라에 무기를 이전하는 데 사용된 불특정 인프라를 폭격했다.
2024-09-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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