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끈한 철판을 둘렀지만 병든 속살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주일 외국인 특파원 공동취재단이 7일 최악의 원전 사고를 겪은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했을 때 4호기는 1년 반 전과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작년 5월 일본 정부가 사고 원전 내부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을 때는 4호기는 말 그대로 폐허였다.
수소폭발로 지붕과 벽이 날아가 버린 탓에 전선, 파이프, 철골 등이 너덜거리며 매달려 있어 마치 폭격 현장과 같았다.
도쿄전력이 이달 중에 4호기의 저장 수조에서 연료봉 인출을 시작하면 30∼40년 걸리는 폐로(廢爐)의 2단계에 접어든다.
4호기 건물은 철제 골격에 철판으로 가린 탓에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마치 깁스붕대로 부러진 뼈를 지탱한 것과 같은 양상이었다.
도쿄전력이 공식적으로 밝힌 4호기 원자로 건물 내부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109μ㏜(마이크로시버트)다. 이를 연간 피폭량으로 환산하면 954.84m㏜(밀리시버트)로 일반인의 연간 피폭한도(1m㏜)의 900배가 넘는다.
장소별로 수치가 다르기 때문인지 연료 저장 수조에 가까이 가자 공동취재단이 따로 준비한 방사선량 측정기의 수치는 283∼306μ㏜로 치솟았다.
이곳에서 3시간 남짓 머물면 일반인에게 일 년간 허용된 방사선량 한계에 노출되는 셈이다.
사고 당시와 외관은 크게 달라졌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임박한 연료 제거작업에 대비해 작업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핵연료봉을 꺼내는 작업을 현장에서 책임지는 도쿄전력 직원 하라 다카시 씨는 공동취재단에 “2011년 사고 때의 수소 폭발로 엄청난 양의 잔해가 연료 저장 수소에 떨어졌고 지금은 큰 조각을 제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작은 파편을 제거하려고 수중 청소기까지 이용한 덕분에 수조의 물이 많이 깨끗해졌다고 도쿄 전력은 평가했다.
그러나 물속에는 여전히 수많은 잔해가 남아 있어 연료 인출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오노 아키라(小野明)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장은 “잔해 때문에 연료봉에 손상이 있는지 점검했지만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부식이 있는지도 살폈지만 우리가 아는 한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연료봉 일부를 점검한 결과를 토대로 안전을 장담할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았다.
게다가 1천533개나 되는 연료봉을 무사히 꺼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떨어뜨려 연료봉이 파손되면 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공동취재단은 오염수 탱크 지역도 찾아갔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H4 구역으로 공동취재단을 안내했다.
현장에는 1천 개가 넘는 탱크에 약 35만t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가 저장돼 있다.
도쿄전력은 저장 공간의 한계는 약 40만t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은 주변을 벌목해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갓 잘린 나무에서 오염수가 도쿄전력에 가하는 압박이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오염수 정화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가 오염수 부담을 그나마 줄여줄 예정이다.
시험가동 초기부터 문제를 일으켰던 알프스 A라인은 8일부터 재가동을 할 예정이고 C와 B라인도 이달 중순부터 작동한다고 오노 소장이 설명했다.
A·B·C라인을 모두 가동하면 2015년 3월까지 오염수를 모두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간 도쿄전력이 보여준 미숙한 대응을 생각하면 세계인을 안심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원전 인근 해안가에 다가서니 이런 우려가 더 커졌다. 방사선량 수치가 급격히 치솟았기 때문이다.
3호기 근처는 무려 820μ㏜에 달했다. 1·2·4호기 인근도 각각 78.2μ㏜, 242μ㏜, 109μ㏜로 결코 낮다고 할 수 없었다.
방사성 물질이 마구잡이로 유출돼 바다가 오염되는 것을 막으려고 도쿄전력이 설치한 붉은 차단막이 눈에 들어왔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말대로 오염수의 영향이 “컨트롤”되고 있다고 확신하기는 어려웠다.
연합뉴스
주일 외국인 특파원 공동취재단이 7일 최악의 원전 사고를 겪은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했을 때 4호기는 1년 반 전과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작년 5월 일본 정부가 사고 원전 내부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을 때는 4호기는 말 그대로 폐허였다.
수소폭발로 지붕과 벽이 날아가 버린 탓에 전선, 파이프, 철골 등이 너덜거리며 매달려 있어 마치 폭격 현장과 같았다.
도쿄전력이 이달 중에 4호기의 저장 수조에서 연료봉 인출을 시작하면 30∼40년 걸리는 폐로(廢爐)의 2단계에 접어든다.
4호기 건물은 철제 골격에 철판으로 가린 탓에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마치 깁스붕대로 부러진 뼈를 지탱한 것과 같은 양상이었다.
도쿄전력이 공식적으로 밝힌 4호기 원자로 건물 내부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109μ㏜(마이크로시버트)다. 이를 연간 피폭량으로 환산하면 954.84m㏜(밀리시버트)로 일반인의 연간 피폭한도(1m㏜)의 900배가 넘는다.
장소별로 수치가 다르기 때문인지 연료 저장 수조에 가까이 가자 공동취재단이 따로 준비한 방사선량 측정기의 수치는 283∼306μ㏜로 치솟았다.
이곳에서 3시간 남짓 머물면 일반인에게 일 년간 허용된 방사선량 한계에 노출되는 셈이다.
사고 당시와 외관은 크게 달라졌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임박한 연료 제거작업에 대비해 작업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핵연료봉을 꺼내는 작업을 현장에서 책임지는 도쿄전력 직원 하라 다카시 씨는 공동취재단에 “2011년 사고 때의 수소 폭발로 엄청난 양의 잔해가 연료 저장 수소에 떨어졌고 지금은 큰 조각을 제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작은 파편을 제거하려고 수중 청소기까지 이용한 덕분에 수조의 물이 많이 깨끗해졌다고 도쿄 전력은 평가했다.
그러나 물속에는 여전히 수많은 잔해가 남아 있어 연료 인출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오노 아키라(小野明)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장은 “잔해 때문에 연료봉에 손상이 있는지 점검했지만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부식이 있는지도 살폈지만 우리가 아는 한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연료봉 일부를 점검한 결과를 토대로 안전을 장담할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았다.
게다가 1천533개나 되는 연료봉을 무사히 꺼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떨어뜨려 연료봉이 파손되면 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공동취재단은 오염수 탱크 지역도 찾아갔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H4 구역으로 공동취재단을 안내했다.
현장에는 1천 개가 넘는 탱크에 약 35만t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가 저장돼 있다.
도쿄전력은 저장 공간의 한계는 약 40만t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은 주변을 벌목해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갓 잘린 나무에서 오염수가 도쿄전력에 가하는 압박이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오염수 정화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가 오염수 부담을 그나마 줄여줄 예정이다.
시험가동 초기부터 문제를 일으켰던 알프스 A라인은 8일부터 재가동을 할 예정이고 C와 B라인도 이달 중순부터 작동한다고 오노 소장이 설명했다.
A·B·C라인을 모두 가동하면 2015년 3월까지 오염수를 모두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간 도쿄전력이 보여준 미숙한 대응을 생각하면 세계인을 안심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원전 인근 해안가에 다가서니 이런 우려가 더 커졌다. 방사선량 수치가 급격히 치솟았기 때문이다.
3호기 근처는 무려 820μ㏜에 달했다. 1·2·4호기 인근도 각각 78.2μ㏜, 242μ㏜, 109μ㏜로 결코 낮다고 할 수 없었다.
방사성 물질이 마구잡이로 유출돼 바다가 오염되는 것을 막으려고 도쿄전력이 설치한 붉은 차단막이 눈에 들어왔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말대로 오염수의 영향이 “컨트롤”되고 있다고 확신하기는 어려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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