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밝혀
내년 4월 일본의 소비세 증세가 이뤄지면 일본은행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추가 금융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보도했다.신문에 따르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정부가 개최한 집중 점검회의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구로다 총재가 이끄는 일본은행은 2년 안에 물가를 2% 상승시킴으로써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 4월 시중 자금(본원통화)을 2년 사이 2배로 늘리는 과감한 금융완화 정책을 발표한 뒤 현재 시행 중이다. 증세로 인해 경기에 이상징후가 보일 경우 현재 규모 이상으로 시중에 자금을 풀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재정적자 완화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온 구로다 총재는 소비세율이 올라가더라도 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소비세 증세를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일본은 막대한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현재 5%인 소비세율을 내년 4월 8%로 1차 인상한 후 2015년 10월에는 10%까지 올리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관련 입법 절차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내년에 소비세율이 8%로 인상되면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가 견인한 경기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아베 정권이 예정대로 소비세 인상을 단행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베 총리는 다음 달 1일 일본은행이 발표하는 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소비세 증세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3-09-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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