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 무엇이 문제인가

야스쿠니 신사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2013-08-12 00:00
수정 2013-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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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전범·한국인 합사 ② 정치인 툭하면 참배 ③ 침략전쟁 미화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8월 15일이 될 때마다 야스쿠니신사는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다. 야스쿠니신사는 무엇이고, 또 어떤 문제가 있길래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야스쿠니신사의 원래 이름은 ‘도쿄 초혼사’다. 도쿄 초혼사는 1869년 메이지 일왕의 지시로 일왕 지지 세력인 ‘근황지사’와 내전인 보신전쟁에서 사망한 관군 3588명의 넋을 위로하고 이름을 빛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전쟁 사망자를 신격화하는 이곳은 일왕이 직접 참배하는 신사라는 특별한 지위를 갖고 있다. 이것이 1879년 군의 요청에 의해 야스쿠니신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육·해군성이 관리하는 야스쿠니신사는 전쟁 사망자를 일왕과 국가를 위해 죽은 영령으로 떠받듦으로써 새로운 전쟁 희생자를 재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전쟁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것이다. 일본이 1945년 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한 이후에는 연합군의 지시에 의해 종교법인이 됐다.

야스쿠니신사가 문제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합사’의 문제다. 야스쿠니신사는 1978년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을 합사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맺은 뒤 일본 정부가 A급 전범을 국내법상 ‘공무사’(公務死)로 취급한 점을 들어 범죄자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들과 더불어 강제징용된 식민지 피해 국민들이 합사돼 있는 것도 문제다. 태평양전쟁에서 사망해 합사된 213만 3915명 중 한국인은 약 2만 1000명, 타이완인은 약 2만 8000명이다. 게다가 야스쿠니신사는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들을 일본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일본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정교분리’의 문제다. 일본 헌법 20조는 국가와 종교가 공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공무를 맡고 있는 이들이 참배라는 종교활동을 하거나 공물을 헌납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일부 정치인들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참배를 계속하고 있다. 패전 이후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한 것은 1945년 8월 18일 당시 히가시쿠니 나루히코 총리가 참배한 이후 13명 68차례나 된다.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그들의 ‘역사 인식’에 대한 문제로도 이어진다. 근대 일본의 침략전쟁을 전부 일본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자위전쟁으로 평가하는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함으로써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을 정당화·미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985년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가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찾은 것이 국제 문제로 비화됐다. 그후 총리들은 외교 문제 비화를 우려해 공적 참배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 역시 오는 15일 참배를 하지 않기로 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3-08-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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