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고 술집 가고… ‘접종률 60%’ 영국, 다시 일상으로

쇼핑하고 술집 가고… ‘접종률 60%’ 영국, 다시 일상으로

김정화 기자
입력 2021-04-13 17:56
수정 2021-04-1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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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100일 만에 코로나 봉쇄 해제

자정부터 거리 야외식당에 손님들 북적
옷·신발가게 등 개점 전부터 인파 몰려
3000명 예약 받은 미용실 아침 6시 오픈
야외석 없으면 영업 제한… 단계적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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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한 12일(현지시간) 런던 소호의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술잔을 들고 축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이후 코로나 변이가 확산되자 지난 1월 5일을 기해 3차 코로나19 봉쇄를 발동했던 영국은 100여일 만에 상점과 식당, 술집 등의 영업을 재개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한 12일(현지시간) 런던 소호의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술잔을 들고 축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이후 코로나 변이가 확산되자 지난 1월 5일을 기해 3차 코로나19 봉쇄를 발동했던 영국은 100여일 만에 상점과 식당, 술집 등의 영업을 재개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전 그냥 쇼핑을 하러 나왔어요. 사람들 틈에 섞이고, 원래 삶이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느끼고 싶었어요.”

코로나19 봉쇄 조치 완화로 비필수 상점 등이 약 100일 만에 문을 연 12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한 쇼핑센터 앞에서 시민들은 들뜬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영국은 지난 1월 5일 이후 굳게 닫혔던 상점과 식당, 술집 등을 다시 열었다. 쏟아져 나온 인파로 모처럼 거리가 활력을 되찾았고, 쇼핑몰에선 직원들이 오랜만에 맞은 고객을 향해 손을 높이 들고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술집과 식당은 아직 실내 영업은 막혀 있지만 야외에서라도 만남을 즐기려는 이들이 밤부터 모여들었고 일부 술집은 자정이 되자마자 손님을 받았다. 런던 소호 거리의 야외 식당에서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면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축하했다. 거리 전체가 손님으로 북적여 마치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분위기였다.

영국 주요 지역이 영하의 기온에 눈까지 오는 등 날씨가 궂었지만 소소한 행복을 되찾은 반가움을 억누르진 못했다.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는 노섬벌랜드 지역 한 술집의 야외석에서 눈이 펄펄 내리는 와중에도 시민이 맥주를 즐기는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야외 공간이 없는 상당수 식당과 술집은 다음달 17일까지 영업이 계속 금지된다.

그간 온라인 주문만 가능했던 옷가게와 신발가게 앞에도 개점 전부터 인파가 몰렸다. 런던 옥스퍼드 스트리트의 스포츠용품 가게에선 오전 7시 30분에 문을 열자 사람들이 앞다퉈 뛰어 들어갔고 근처 다른 가게엔 긴 줄로 장사진이 연출됐다.

미용실과 이발소도 몇 달 동안 머리를 다듬지 못한 사람들로 붐볐다. 런던 첼시의 한 미장원은 예약이 3000명에 달해서 오전 6시부터 영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부러 연출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부스스한 모습이던 보리스 존슨 총리도 드디어 이날 아침 이발을 했다. 총리는 술집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필립공 별세로 이 일정을 취소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이때까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이들은 3219만명으로 성인의 약 60%에 달한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이들은 765만명이다. 보건 당국은 전반적 상황을 고려해 이날부터 봉쇄령을 단계적으로 완화했다. 존슨 총리를 “오랫동안 문을 닫은 업주들에게 큰 위안이고, 좋아하는 것을 잃은 이들이 이를 되찾을 기회”라면서도 손씻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환기 등을 잊지 말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1-04-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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