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카이라이, 막후 권력행사 정황 드러나

구카이라이, 막후 권력행사 정황 드러나

입력 2013-08-26 00:00
수정 2013-08-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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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보시라이 재판 계기 ‘고관 사치생활’ 주목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남편의 뒤에서 권력을 휘두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6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보시라이는 25일 열린 재판에서 영국인 닐 헤이우드를 살해한 구카이라이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사건 내용을 아는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측근 부하들을 조사하도록 한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그의 진술대로라면 구카이라이가 자신을 통하지 않고 공안 조직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었다는 말이다.

보시라이는 이와 관련, 왕리쥔이 파면되고 나서 새로 임명된 공안국장인 관하이샹(關海祥)이 본인보다는 구카이라이에게 충성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그는 “구카이라이가 충칭에서 국(局)급 단위의 관리들은 지휘할 수 있었다”고도 발언했다.

구카이라이의 ‘월권’을 드러낸 구체적인 사례도 나왔다. 지난해 2월 왕리쥔이 구카이라이의 살인 사건 처리와 관련해 보시라이와 갈등을 빚던 끝에 미국 영사관으로 도주했을 당시 충칭시 자체 대책회의에 구카이라이가 민간인 신분으로 참여한 사실이 이번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것이다.

구카이라이는 이 자리에서 왕리쥔을 정신병 환자로 몰아가자는 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매체는 일련의 상황들로 볼 때 구카이라이가 충칭시의 행정과 지방 정치 등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재판에서 알려진 보시라이 일가의 호화·사치 생활에 주목하고 있다.

보시라이의 아들 보과과(薄瓜瓜)가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 다롄스더유한공사 쉬밍(徐明) 회장이 전용기를 제공한 내용 등이 대표적이다. 보과과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재학 당시 교수와 같은 반 학생 등 40여 명을 중국으로 초대했을 때에도 전화 한 통으로 항공료와 5성급 호텔 숙박비 등을 쉬밍 회장으로부터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누리꾼은 “관얼다이(官二代·고위 관리의 자제들을 일컫는 말)의 이런 사치 생활이 보시라이 가족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씁쓸한 반응을 나타냈다.

다른 누리꾼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 사례 등을 거론하며 “얼마나 많은 중국 관리 일가가 비리에 연루돼 이 같은 호화 생활을 하는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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