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매각 거절당하자 “방문 안해”…폼페이오 “덴마크와 협력 논의” 뒷수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일축한 덴마크 총리의 발언을 문제 삼아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하면서 발생한 후폭풍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수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의 초청으로 다음달 2~3일 덴마크를 국빈 방문할 계획이었다.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취소에 “마음이 상하고 놀랐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러나 “미국은 덴마크의 동맹국으로 트럼프 대통령 초청 문제는 아직 열려 있다”고 상황 관리에 나섰다. 킴 키엘센 그린란드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 방문 취소로 그린란드와 미국의 관계가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그러나 덴마크 인민당 외교 담당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한 여왕에 대한 “매우 큰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 계획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말한 프레데릭센 총리의 언급과 관련, “형편없고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애초 남의 나라 영토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문제 삼아 국빈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나친 동맹 무시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예베 코포드 덴마크 외무장관과 통화하고 “미국의 동맹인 덴마크가 보여 준 협력과 공통의 안보 문제에 기여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극 지역에서 그린란드를 포함한 덴마크와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오테이거스 대변인이 덧붙이며 후폭풍 진화를 시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19-08-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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