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20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새로운 화폐를 발행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 나라의 물가 상승률이 100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베네수엘라의 화폐 볼리바르는 거의 값어치가 없게 됐다. 얼마나 그런지를 가장 실감나게 보여주는 방법을 고민하던 로이터 사진기자 카를로스 가르시아 롤린스는 일상적인 식품이나 휴지 같은 가정용품들과 그것들을 구입할 때 필요한 돈의 양을 한 눈에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베네수엘라의 화폐 볼리바르는 거의 값어치가 없게 됐다. 얼마나 그런지를 가장 실감나게 보여주는 방법을 고민하던 로이터 사진기자 카를로스 가르시아 롤린스는 일상적인 식품이나 휴지 같은 가정용품들과 그것들을 구입할 때 필요한 돈의 양을 한 눈에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2.4㎏ 나가는 닭 한 마리를 수도 카라카스에서 사려면 1460만 볼리바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롤린스 기자는 미국에서는 2.22달러(약 2483원)만 든다고 약간 믿기지 않는 얘기를 했다.
지난 16일 두루마리 휴지 한 통을 사려면 260만 볼리바르를 내야 했다.
당근 10개를 사려 해도 300만 볼리바르를 줘야 한다.
지난달까지 이 나라의 물가 상승률은 8만 2700%였다. 회사원 알리시아 마르티네스는 서부 마라카이보의 한 슈퍼마켓에 채소를 사려고 찾았다가 길게 장사진을 쳐야 한다는 사실에 기겁해 돌아섰다고 로이터통신에 털어놓았다.마르티네스는 “사람들이 미쳐가는 것 같다”고 했다. 생리대 한 통을 사려면 350만 볼리바르가 든다.
토마토 1㎏은 500만 볼리바르다.
지난 20일은 국가 공휴일로 선포됐다. 인터넷 뱅킹도 몇 시간 중단됐고, 평가절하된 새 지폐가 발행됐다. 치즈 1㎏은 750만 볼리바르였다.
일회용 기저귀 한 통이 800만 볼리바르다.
역시 가장 비싼 것은 쇠고기였다. 1㎏이 950만 볼리바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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