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첫 흑인 법무장관 퍼거슨市 방문… 소요 진정될까

美 첫 흑인 법무장관 퍼거슨市 방문… 소요 진정될까

입력 2014-08-22 00:00
수정 2014-08-22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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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불심검문 경험담 털어놓으며 “최고의 베테랑 수사관·검사 투입” 연방정부 차원 철저한 진상규명 약속

“왜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경찰을 불신하는지 충분히 이해한다. 나는 장관이지만 또 흑인이기도 하다.”

미국 첫 흑인 법무장관인 에릭 홀더가 20일(현지시간) 백인 경관에 의한 흑인 청년 사망으로 11일째 소요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미주리주 퍼거슨시를 찾았다. 퍼거슨에 도착하기 직전 그는 인근 세인트루이스 커뮤니티칼리지에서 지역주민 50명과 만나 경관들에게 불심검문을 당했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민심을 달랬다. 과거 조지타운에 거주할 당시 사촌과 극장에 가던 중 경찰이 갑자기 길을 막고 ‘어디를 가느냐’ ‘당장 멈추라’고 소리치며 위협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일들이 내게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고의 베테랑 연방 수사관과 검사를 이 사건에 투입했다. 그들이 진실을 밝혀내고자 공격적으로 수사에 임할 것”이라며 성난 시위대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뉴욕데일리뉴스는 “퍼거슨에 변화가 오고 있다”며 중미 섬나라 바베이도스 이민자 2세인 홀더가 흑인이라는 정서적 교감을 바탕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할 소방수가 될 수 있을지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홀더는 퍼거슨에서 희생자 마이클 브라운의 부모를 만나 애도의 뜻을 전했다. 또 사고 이후 퍼거슨시 경찰로부터 관할권을 넘겨받아 임시로 지역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고속도로순찰대 대장인 론 존슨과 만나 “당신이 정말 멋진 사나이다”라고 격려했다. 존슨은 홀더와 마찬가지로 시위대를 진정시키기 위해 투입된 ‘흑인 구원투수’다. 시위대와 포옹을 나누는 그에 대해 반감을 가진 주민은 많지 않다.

그가 지난 17일 한 지역교회에서 “내게도 모자를 삐딱하게 쓰고 팔에 문신을 새긴 아들이 있다”면서 “우리는 마이클에게 감사해야 한다. 마이클이 우리에게 더 나은 흑인이 될 기회를 줬고, 나도 더 나은 흑인 아빠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 연설은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마저도 ‘감동적’이라고 칭찬했을 정도다.

한편 이날 미주리주 법원 대배심은 브라운에게 총을 쏜 경관 대런 윌슨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일부 흑인 지도자들은 사건을 맡은 보브 매컬러프 검사의 부친이 흑인 용의자 체포 과정에서 사망한 점을 들어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4-08-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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