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더 안심시키려 인플레ㆍ금리 직접 연계할지도”…버냉키 회견 주목짐 로저스 “출구 전략으로 1~2년 후 또다른 침체 올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달에 출구 전략을 실행할지 아닐지에 관계없이 장기 금리가 치솟지 않도록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는 갓 발표된 8월 미국 고용 전망이 예상보다 부진했음에도 연준이 오는 17~18일(이하 현지시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는 것과 때를 같이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말 판에서 부진한 고용 전망이 연준을 두 가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첫째는 고용 추세에 대한 우려를 높이면서 신중 기조를 부각시키는 쪽이라고 내다봤다.
이때는 특히 최근의 장기 금리 급등에 대한 경고가 강화될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다음은 8월 실업률이 7.3%로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한 점을 앞세우면서 이것이 완전 고용을 위해서는 이전보다 덜 성장해도 된다는 논리를 부각시키는 선택일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그 경우 연준은 미 경제가 구조적으로 손상됐음을 이유로 내세울 것으로 관측됐다.
연준이 따라서 ‘출구 전략이 시작돼야 한다’는 근거로 이를 활용할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FT는 FOMC에서 이달 출구 전략 착수를 놓고 열띤 논쟁이 전개될 것이라면서 특히 얼마나 빠르게 채권 매입 규모를 줄여나갈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논쟁에서는 시리아 사태와 미국의 재정 기 싸움도 주요 변수라고 FT는 덧붙였다.
FT는 연준이 시장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처음에 채권 매입을 조금만 줄이면서 금리 ‘선제 안내’를 강화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준 금리가 곧 오르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시장을 더 안심시키려고 할 것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올해 FOMC 순회 위원인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장은 지난 6일 연설에서 “출구 전략에 들어가려면 현 3분기 성장이 견고함을 뒷받침하는 지표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연준 목표치를 계속 밑도는) 인플레가 과도현상이란 점도 (시장이)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연준의 인플레 목표치가 2%임에도 FOMC의 다수 견해는 여전히 ‘기준 금리 1~2%가 적정하다’라는 쪽임을 상기시켰다.
에번스는 올 들어 3차 양적완화(QE3)가 종료될 때까지 최소 1조 2천500억 달러의 채권을 사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이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장은 이번 FOMC에서 연준이 매달 채권을 사들이는 규모를 85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사들이는 비중도 미 국채와 주택담보채권(MBS)을 분리해 축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현재 매월 450억 달러의 국채와 400억 달러의 MBS를 사들이고 있다.
FT는 인플레가 2%를 초과하지 않는 한 기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선제 안내를 강화하는 선택을 연준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인플레 전망과 금리 향방을 직접 연계시켜 시장을 더 안심시키려 할 것으로 관측됐다.
FT는 이번 FOMC 후 이뤄지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시사가 나올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버냉키가 2016년의 성장을 전망하면서 슬그머니 관련 신호를 보낼지 모른다는 얘기다.
FT는 내년 초 임기를 끝으로 퇴진이 확실시되는 버냉키를 비롯해 FOMC 구성원이 여럿 교체되지만 선제 안내 강화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선제 안내 강화가 출구 전략 디자인에도 반영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출구 전략이 어쩔 수 없이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이란 경고가 월가 거물에게서 나왔다.
주요 채권 펀드인 퀀텀 펀드를 운용하는 짐 로저스는 지난 7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의 중국 무역투자 박람회에서 “초 완화와 그간의 화폐 찍기가 잇따라 끝나는 시점”이라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이것이 세계 경제에 문제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내년 혹은 그 이듬해 세계 경제가 또 다른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저스는 주요 선진국 모두가 초 완화하고 또 그들의 통화 가치가 일제히 빠진 것은 “사상 초유의 일”임을 상기시켰다.
그는 그러나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초 완화 기조를 거둬들여야 한다면서 “설사 그러지 않더라도 시장이 더는 ‘돈 쓰레기 주머니’를 거둬가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저스는 이어 선진국이 신중하게 출구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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