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920억 달러 물어야
조세피난처에 거액의 현금 자산을 예치한 사실이 들통난 애플 외에 나이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의 17개 다국적 기업들도 거액의 역외 수익을 조세피난처에 은닉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3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시민단체 ‘조세정의를 위한 시민들’(CTJ)은 포천이 선정한 상위 500대 기업에 속한 미 대기업 18개가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해외에서 번 돈을 조세피난처에 예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 돈을 미국에 송금할 경우 무려 920억 달러(약 103조원)의 세금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CTJ가 이들 기업의 재정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해외에 보유한 현금 자산은 모두 2828억 달러인 것으로 밝혀졌다. 애플 외에 MS·오라클·델·퀄컴 등 첨단 정보기술(IT) 회사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나이키 등은 미국 내 높은 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세율이 2~3%인 조세피난처에 역외 수익을 모두 예치해 왔다. 이들 기업이 역외 수익을 미국에 송금하면 현금 자산의 33%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CTJ는 이들 외에 세금 규모를 밝히지 않은 235개 기업들이 해외에 보유한 자산도 1조 3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3-06-05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