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통상장관회의, 美中 다자주의 이견 속 극적 ‘공동성명’

APEC 통상장관회의, 美中 다자주의 이견 속 극적 ‘공동성명’

옥성구 기자
옥성구 기자
입력 2025-05-16 16:10
수정 2025-05-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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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속 공동성명 불발 전망 지배적
美中 입장차…회의 종료 직전 극적 합의
21개 회원, 다자무역체제 중요성 공감대
통상본부장 “기념비적 합의, 제주의 기적”
10월말~11월초 경주서 APEC 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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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결과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5.16. (사진=산업부 제공)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결과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5.16. (사진=산업부 제공)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21개 회원들이 글로벌 통상 질서에 대한 이견 속에 회의 종료 직전 극적 합의를 이루며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다자무역체제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제주에서 열린 APEC 통상장관회의 결과 21개 회원들이 만장일치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통상장관회의는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진행됐다.

이번 회의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관세전쟁 속 진행되면서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한 각국의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열렸다. 통상 질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견해차가 크기 때문에 공동성명 채택이 어려워 의장성명으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실무 협상 단계가 시작된 지난 8일부터 각국의 입장 차는 뚜렷했다. 중국은 다자주의를 강조하고 보호주의를 반대하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미국은 이를 공동성명에 담는 것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이견 논의가 계속됐지만, 회의 종료 직전 휴식 시간 40분을 갖고 의견 조정을 거쳐 극적으로 합의했다. 다만 최종 공동성명에는 ‘다자주의 강조’, ‘보호주의 반대’ 등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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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2025 통상장관회의 개회식.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APEC 2025 통상장관회의 개회식.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APEC 회원국들은 무역 이슈 진전을 위해 글로벌 무역시스템의 법적 토대를 제공해온 세계무역기구(WTO)가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다자무역주의가 약화되고 양자무역 양상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다자무역체제의 필요성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WTO의 통상환경 변화에 맞춘 개혁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AI 통상(AI for Trade) 이니셔티브’를 제안했고, 회원국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관세·통관 행정에서의 AI 도입 확대 ▲각 회원들의 상이한 AI 정책에 대한 민간의 이해도 제고 ▲AI 표준 및 기술에 대한 자발적인 정보 교환 등 3대 추진 과제 합의를 이뤘다. APEC 회원국들은 AI를 포함한 디지털 경제가 역내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동력이라는 데 공감했다.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급망 중요성에 의견을 모았다. 최근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공급망 재편과 기후 위기라는 도전 과제 속에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역내 협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회의를 이끈 정인교 본부장은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한 첨예한 입장 차가 있어 저를 비롯한 20개 회원 장관과 100여명의 협상팀에게는 정말 큰 도전이었다”면서 “제주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해 기념비적인 합의를 도출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제주의 기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평가했다.

그는 “규범에 기반한 다자체제 지지를 밝혔는데 입장 차가 크기 때문에 앞으로 해결해야 할 점이 많다”면서 “APEC에서 통상장관들이 뜻을 모은 건 매우 의미 있다. APEC을 중심으로 글로벌 통상 질서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말~11월 초 경주에서 APEC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번에 합의를 이룬 공동성명을 기반으로 정상회의 선언문이 작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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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결과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5.16. (사진=산업부 제공)
정인교(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결과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5.16. (사진=산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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