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개입 강화…1,100원대 지지되나

외환당국 개입 강화…1,100원대 지지되나

입력 2010-04-27 00:00
수정 2010-04-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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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외환당국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공식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환율을 1,110원대로 올려놨다.

 환율이 1,100원 선을 이탈하기 직전에 당국의 개입이 이뤄짐에 따라 한동안 1,100원 선이 강력한 저지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국의 의지가 반영되면서 다음 달 초까지는 1,100원대가 지켜지겠지만,삼성생명 상장 등 대형 변수가 해소된 이후로도 외국인의 주식매수세와 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경우 1,000원대 진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첫 구두개입에 원高 급제동

 김익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과도한 원화절상 기대감에 따라 외환시장에 일방적인 쏠림 현상이 있다”며 이로 인한 환율 급변동 시 시장 안정을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03.00원에서 1,115원 선까지 치솟은 뒤 전날보다 6.00원 오른 1,110.10원으로 마감했다.

 당국이 지난 1월 환율 1,110원대가 위협받으면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통해 속도조절을 하기는 했지만,공식 구두개입과 함께 대규모 달러화 매수개입에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당국이 이례적으로 강력한 개입에 나선 것은 최근 환율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2월 초 1,170원대에서 하락세를 지속했고 전날 장 중 1,102원 선까지 떨어지면서 1,100원 선을 위협했다.지난 14일과 21일에는 전날 대비 10원 이상 급락하는 등 이달 들어 하락세가 빨라지고 보이고 있다.

 당국은 1,100원 선이 무너지면 투기적인 달러화 매도세가 가세하면서 시장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을 것으로 걱정한 것으로 보인다.

 환율의 단기 급락으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탄력이 붙기 시작한 경기 회복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개입을 강화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작년 동기 대비 7.8%를 기록하면서 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전기대비로는 1.8%를 기록해 작년 3분기의 3.2%에 크게 못 미쳤으며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기여도는 -0.7%로 3분기 연속 성장률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대경제연구원 현석원 연구위원은 “최근 주식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고,원화 강세를 전망하는 투기세력의 자금 유입까지 포착돼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본다”며 “올해도 수출이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점에서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우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분간 저지선서 등락…장기 하락세 유지

 외환시장 전문가들이 당국이 구두개입과 달러화 매수 개입을 통해 환율 방어 의지를 시장에 피력한 만큼 당분간 환율이 급락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수출업체의 매물과 삼성생명 상장 관련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환율에 강한 하락 압력이 될 수 있지만,1,100원 부근에서는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자율적인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수출 기업들이 1,100원대 초반을 손익 분기점으로 잡고 있으며,경상수지가 균형을 이루는 환율도 1,000원대 초중반으로 예상돼 정부는 당분간 1,100원 선이 무너지지 않도록 환율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전문가들은 다음 달 초 삼성생명 상장 등 단기 변수를 무사히 넘기더라도 장기적으로 무역수지 흑자 추세와 외국인의 주식매수세가 지속되면 환율이 1,100원을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2분기 내 우리나라의 WGBI(글로벌국채지수),MSCI(모건스탠리캐피털지수) 선진국 지수 가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외국인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에 따른 수출 확대 가능성 등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당국 눈치 때문에 당분간 달러화 매도세가 강하지는 않겠지만,외국인 주식 매수세와 수출 호조로 외환시장 내 달러화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어서 완만하게나마 하락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며 “3분기에는 1,050원 선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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