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은 감사원이 행담도개발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를 16일 요청해 옴에 따라 수사요청서와 감사자료가 도착하는 대로 자료를 검토한 뒤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수사할 내용이 많지 않다면 일선 청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날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과 오점록 전 도로공사 사장 등 4명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그러나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과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위원장, 정태인 전 국민경제비서관 등은 수사요청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결국 검찰수사는 정·관계 인사들의 부당한 개입이나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밝히는 데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검찰은 감사원이 갖고 있지 않은 계좌추적권을 가동해 행담도개발 추진과정에서 오간 자금의 흐름을 쫓아 불법적인 돈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조만간 압수수색도 벌여 필요한 증거확보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관계 인사들의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수석의 경우 행담도 개발에 깊숙이 관여하긴 했지만 인사를 관장하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한 권한 남용을 했다고 보기는 힘든 측면도 있고 문 전 위원장이나 정 전 비서관의 경우도 비슷하다. 또한 행담도 개발의 ‘또 다른 축’인 캘빈유 싱가포르 주한 대사 등의 조사는 외교문제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검찰은 그러나 사할린 유전개발 의혹과 달리, 행담도 개발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됐고 거액의 자금거래 등이 있어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수사를 통해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5-06-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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