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 유리한 흐름에 꺼놨던 휴대전화 다시 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칩거 나흘째인 17일 탈당 의사를 철회하며 당무 복귀를 결정하기까지 정치권의 관심은 ‘박영선 거취’에 온통 쏠렸다. 자취를 감춘 약 80여 시간 동안 새정치연합 내 리더십·정치 부재와 분열상 등 각 계파의 민낯도 그대로 드러났다. 박 원내대표 역시 ‘리더십 공백’ 상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15일 밤까지만 해도 탈당 쪽으로 기우는 듯했던 박 원내대표의 심경에 변화가 감지된 건 16일. 원내대표단이 탈당 만류를 위해 ‘원내대표직 사퇴’ 등을 놓고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서면서부터다. 사면초가에 몰려 탈당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 든 박 원내대표가 수습안을 지렛대로 ‘퇴로 찾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전날까지 연락두절 상태였던 것과 달리 휴대전화 전원을 다시 켜놓기도 했다. 전수조사 결과 지도부에 유리한 흐름이 확인되자 ‘탈당 철회, 당무 복귀’는 기정사실화됐다.
17일 오전에도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박 원내대표는 조정식 사무총장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나 회견문 내용을 상의하며 조율했고, 이날 오후 2시 30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무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당이 백척간두에 서 있다”며 박 원내대표는 단합을 호소했지만 여전히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이 계속돼 내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4-09-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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