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공직기강

구멍 뚫린 공직기강

입력 2000-06-09 00:00
수정 2000-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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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당국은 현충일인 지난 6일 전국의 골프장 출입자를 점검,중앙 고위공무원·자치단체 간부·정부투자기관 임원 등 40여명의 공직자를 적발했다.이와함께 군장성 들도 이날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공직기강 해이라는 지적이나오고 있다.

◆사정당국은 8일 현충일에 골프를 친 공직자들의 명단을 소속 부처 및 기관에 통보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했다.

고위당국자는 “공직자들이 휴일에 골프를 칠 수는 있지만 현충일만은 솔선수범해 자숙해야 하는 날”이라면서 “명단을 통보받은 부처와 기관에서 이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4월 총선이후 공직기강이 느슨해졌다는 지적에 따라 각종 기강확립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번 현충일 골프장 출입조사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사정당국은 매년 현충일마다 골프장 출입자를 점검해왔다”면서 “올해는 특히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의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점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일반 공직자외에 군단장급(중장) 고위 군장성을 비롯한 현역 군인들도 현충일날 대전 계룡대에서 무더기로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는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이 현충일을 앞두고 전군에 “지휘관과참모들은 현충일의 추모정신에 맞도록 계획을 수립해 행동하라”는 지휘서신을 보낸 이후 일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장관의 지시는 현충일에는 영외골프장(일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지 말라는 의미”였다고 해석했다.일반골프장은 민간이 운영하는 골프장과 남성대,태릉,남수원 등 서울 인근에 위치한 군관련 골프장을지칭한다.현역 고위 장성들이 골프를 친 계룡대골프장의 경우 영외 골프장이아니라 영내 골프장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국방부관계자는 “계룡대골프장은 육·해·공군 등 3군본부가 위치한 계룡대의 영내 체력단련장”이라며 “영내대기상태에서 체력단련장에서 골프를친 것”이라고 말했다.군 체력단련장에는 계룡대,군 사령부,공군 전투비행단등이 해당한다는 것이 국방부의 유권해석이다.국방부관계자는 그러나 “영내 체력단련장이라고 하더라도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는 현충일에 골프를 친것은 심했다”면서 “고위 장성일수록 더욱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여론의 추이를 보겠다는 뜻을 비췄다.

노주석 이도운기자 joo@
2000-06-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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