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난속 호국보훈의 달(사설)

국난속 호국보훈의 달(사설)

입력 1998-06-01 00:00
수정 1998-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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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현충일과 6·25가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다.건국이래 최대 국난(國難)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경제위기 속에 맞는 올해 호국·보훈의 달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용사들의 애국·희생정신이 그만큼 소중하고 절실한 과제로 와닿기 때문일 것이다.오늘의 어려움이 단순한 외환위기에서 온 것이 아니라 사회전반에 만연한 물질만능의 이기주의 탓이라는 지적이 사실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선열들과 호국용사들은 나라와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을 초개(草芥)처럼 던져 구했다.이는 우리 민족이 수많은 외침(外侵)을 받고도 반만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은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모두 922번의 외침을 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고구려 시대 당 태종의 세계제국 건설이라는 거창한 야심을 분쇄했던 ‘안시성 전투’나 고려 때 세계를 제패한 몽고의 침입을 끝내저지한 ‘대몽항쟁’,조선시대의 ‘임진왜란’과 뒤이은 ‘일제침략’,그리고 ‘6·25남침’등에 우리는 굴복하지 않고 결국 승리했다.이는 우리만의 고유한 신념이며 가치관인 ‘민족정기(民族正氣)’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민족정기는 바로 우리 민족의 바르고 큰 기품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정신이 되겠다.아울러 자유·평화·정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투쟁하는 정신이기도 하다.이 민족정기는 시대상황이 바뀌면서 홍익인간정신,화랑정신,선비정신,의병정신,순국정신으로 나타나 나라를 지키는 힘이 됐다.

이렇게 나라의 위기 때 자신을 희생한 분들을 존경하고 은혜에 보답하는 보훈사업은 후손의 의무다.미국이 최근까지 6·25때 전사자의 유해봉환 노력을 하고 있는 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국가는 국가유공자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기도 하다.국가보훈처가 선열들과 호국용사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갖가지 행사를 펼치고 특히 호국문화확산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나가기로 한것도 그래서 너무나 당연한 처사로 받아들여진다.오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 역시 그 숭고한 애국·희생정신을 본받아 실천할때 찾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지금 우리는 너무 나약하고 자기희생정신은 찾을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걸핏하면 자살하고 농촌과 3D업종에는 일손이 없다는데 노숙자와 무료 급식소에는 실업자들이 넘쳐나고 있다.이래서는 자신과 가정은 물론 나라도 지킬 수 없다.이번 호국·보훈의 달은 우리 모두가 국가유공자들의 값진 희생을 되새겨 국난극복의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1998-06-0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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