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정원 美활동 노출, 文정부 탓…아마추어로 채워”

대통령실 “국정원 美활동 노출, 文정부 탓…아마추어로 채워”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07-19 00:13
수정 2024-07-1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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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한파 학자 수미 테리 기소 파장
국정원 요원 미국 활동 낱낱이 노출
대통령실 측 “文정부 감찰·문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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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16일, 미국 워싱턴D.C. 루이뷔통 매장에서 걸어나오는 수미 테리와 국정원 담당자3이 대한민국 외교 번호판이 달린 차량에 탑승하는 장면. 미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후 두 사람이 인근 초밥집에서 식사했다고 했다. 2024.7.16 미국 뉴욕 남부지검 공소장
2021년 4월 16일, 미국 워싱턴D.C. 루이뷔통 매장에서 걸어나오는 수미 테리와 국정원 담당자3이 대한민국 외교 번호판이 달린 차량에 탑승하는 장면. 미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후 두 사람이 인근 초밥집에서 식사했다고 했다. 2024.7.16 미국 뉴욕 남부지검 공소장
미국 검찰이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을 기소하는 과정에서 우리 국정원 요원의 활동상이 구체적으로 노출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 시절 일어난 일”이라며 관련자들에 대한 감찰과 문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요원이 노출된 부분에 대해 정부 차원의 감찰이나 문책이 진행 중인가’라는 질문에 “감찰이나 문책하면 아무래도 문재인 정권을 감찰하거나 문책해야 할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좋은 지적이고,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文정부서 전문요원 쳐내고 아마추어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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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3일 수미 테리가 미국 워싱턴D.C. 보테가베네타 매장에서 국정원 담당자2(얼굴 흐림 처리)가 계산한 핸드백이 담긴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2024.7.16 미국 뉴욕 남부지검 공소장
2019년 11월 13일 수미 테리가 미국 워싱턴D.C. 보테가베네타 매장에서 국정원 담당자2(얼굴 흐림 처리)가 계산한 핸드백이 담긴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2024.7.16 미국 뉴욕 남부지검 공소장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원 요원이) 사진에 찍히고 한 게 다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당시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잡고 국정원에서 전문적인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는 요원들을 다 쳐내고, 아마추어 같은 사람들로 채우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뉴욕 남부지검은 현지시간으로 16일 수미 테리를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수미 테리 본인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미국 검찰은 수미 테리가 2013년부터 작년 6월쯤까지 국정원 간부의 요청으로 전·현직 미 정부 관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한국 정부의 대리인 역할을 했으며, 그 대가로 명품 핸드백과 연구활동비 등을 받았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박지원 “국익에 도움 안 되는 하지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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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2일경, 파견 기간이 만료된 국정원 담당자2 및 후임 담당자3이 인수인계 차원에서 수미 테리와 함께 뉴욕 맨해튼의 한 그리스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미 검찰은 이날 식사 비용은 국정원 담당자2가 지불했고 이후 세 사람은 택시를 타고 술집으로 향했다고 적시했다. 술값은 국정원 담당자3이 계산했으며, 수미 테리는 두 사람이 준 선물이 담긴 회색 가방을 들고 술집을 떠났다고 했다. 2024.7.16 미국 뉴욕 남부지검 공소장
2020년 8월 12일경, 파견 기간이 만료된 국정원 담당자2 및 후임 담당자3이 인수인계 차원에서 수미 테리와 함께 뉴욕 맨해튼의 한 그리스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미 검찰은 이날 식사 비용은 국정원 담당자2가 지불했고 이후 세 사람은 택시를 타고 술집으로 향했다고 적시했다. 술값은 국정원 담당자3이 계산했으며, 수미 테리는 두 사람이 준 선물이 담긴 회색 가방을 들고 술집을 떠났다고 했다. 2024.7.16 미국 뉴욕 남부지검 공소장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실 이런 입장에 대해 “국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하지하책이다”라고 반발했다.

박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미국 검찰의 수미 테리 기소는 미 실정법 위반 혐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미 연방검사의 말처럼 ‘미국 공공정책담당자들에게 법을 준수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미국 내 문제다. 미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우리가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고 썼다.

그는 “그러나 이를 두고 대통령실이 나서서 ‘문재인 국정원 감찰 문책’ 운운하면서 문제를 키우는 것은 국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하지하책”이라며 “문재인의 국정원, 윤석열의 국정원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국정원을 갈라치기 해서 정보역량을 훼손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우리 정보당국과 정부는 박근혜 정부 때인 10년 전 이미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미 테리에게 경고한 활동을 왜 이 시점에서 미 검찰이 기소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 정보당국과 정부는 사전에 이번 기소를 인지 및 대응한 것인지 면밀하게 분석 및 점검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미국은 자국의 보안을 이렇게 철저하게 지키는데 우리는 대통령실을 도청당하고도 동맹이니까 문제가 없다고 퉁치고 넘어갔던 것도 이번 일을 계기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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