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 호텔 웨딩의 부활
억눌린 신혼부부 소비심리 폭발주요 호텔들 내년 예약 90% 마감
화려함 극대·사생활 보호도 인기
연예인 럭셔리 웨딩 행사도 영향
유일한 단점이 ‘비용’(!)이라는 특급호텔 웨딩이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가 열리면서 대규모 예식 수요가 살아나며 그간 억눌렸던 예비 신혼부부의 소비 심리가 폭발하는 양상이다. 이에 서울 시내 주요 호텔의 결혼식 예약은 내년 하반기까지 90% 이상 차는 등 사실상 마감됐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더 로열 웨딩’. 영국 왕실의 상징인 윈저성의 장엄함과 품격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드롭 조명, 대형 오브제, 핀 조명 등 무대 집중도를 높이는 데 특히 신경을 썼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제공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제공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스몰 웨딩이 인기를 끌었지만 다시 대규모 럭셔리 웨딩을 치르려는 수요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6개월 전에도 웨딩 예약이 가능했다면 내년도 예약은 사실상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롯데호텔 서울도 결혼식 황금 시간대로 불리는 토일 점심 전후는 모두 마감되는 등 내년도 선호시간대 물량이 대부분 소화됐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여름과 겨울 시즌 일요일 저녁 시간대 위주로 예약 물량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서 “곧 2024년 웨딩 예약을 열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연예인 결혼식장으로 유명세를 탄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애스톤하우스’.
그랜드 워커힐 서울 제공
그랜드 워커힐 서울 제공
호텔 웨딩을 찾는 고객이 대부분 특별함과 차별화된 특징을 원하는 만큼 호텔들은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예비 신혼부부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급호텔 예식답게 질 높은 화려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는 꽃의 근본에 집중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글로벌 플라워 업계 정상에 오른 ‘맥퀸즈 플라워’와의 협업을 앞세웠다. 그랜드 볼룸의 웅장한 공간감과 맥퀸즈 플라워 특유의 풍성한 볼륨감을 결합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롯데호텔 서울의 신부 대기실 ‘아테네가든’. 화려한 바로크 양식 인테리어가 웨딩커뮤니티 등에서 화제를 모았다.
롯데호텔 제공
롯데호텔 제공
소피텔 앰베서더 서울이 2023년도 웨딩 콘셉트로 선보인 ‘아트 오브 크리스탈’. 버진로드 바닥을 거울로 바꿔 한층 더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소피텔 앰베서더 서울 제공
소피텔 앰베서더 서울 제공
업계 관계자는 “유명인들의 호텔 예식이 미디어를 통해 꾸준히 노출되고 있는 데다 예비 신혼 부부들의 보복심리가 웨딩으로 불붙는 모습”이라면서 “코로나19로 호텔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럭셔리 웨딩 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2-12-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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