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 ‘온라인 당원 투표제’ 도입
책임당원 5만명 이상 요청으로 발의
투표 결과 수용 여부는 지도부가 결정
민주당은 전당원 투표로 위성정당 창당
4·7 서울·부산 시장 보선 무공천 번복도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26일 국회에서 현신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2022. 9. 26 김명국 기자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혁신위 회의 후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당원의 직접적인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하기 위한 제도”라며 “당원이 직접 운영하는 정당,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혁신안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혁신위가 마련한 당원투표제는 책임당원 5만명 이상의 요청 또는 최고위원회 요청이 있으면 상임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발의된다. 투표는 책임당원 3분의 1 이상이 참여하고, 유효투표 과반을 획득하면 가결된다. 책임당원 투표를 통과한 안건이라도 당 지도부가 최종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지도부가 투표 결과를 거부할 경우 별도 입장을 밝히도록 하는 게 혁신위의 구상이다.
민주당은 이미 전당원 투표 제도가 있다. 다만 당원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목표와 달리 약속과 원칙을 번복하는 수단으로 전당원 투표가 악용된 사례도 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20년 당론으로 반대해 온 비례 위성정당 창당을 전당원 투표로 결정한 바 있고, 지난해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무공천 방침도 전당원 투표로 뒤집어 후보를 냈다. 앞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당시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을 전당원 투표를 거쳐 철회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지도부가 정치적 책임을 당원들의 ‘인기 투표’에 떠넘긴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혁신위도 민주당 시스템에서 발견된 논란의 소지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한다. 천하람 혁신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극단적인 지지층에 끌려다니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우리 당원들을 믿고 한 번 시도를 해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천 혁신위원은 “우리 당은 특히 당원들에 대한 배려나 권리 행사가 미약했다는 지적이 있었고, 명칭도 민주당은 권리당원, 우리는 책임당원으로 당원들에게 책임만 강요한다는 반성도 있었다”도 전했다.
이날 혁신위는 책임당원 300명 이상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정책을 제안하면 당 정책위원회가 이를 검토하고 최고위 보고를 거쳐 당원들에게 답변하도록 하는 ‘300 정책발안제’ 도입안도 의결했다. 또 국민 여론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민생 365 위원회’ 설치도 건의하기로 했다. 혁신위 의결을 마친 혁신안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최종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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