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 사퇴…“사람 볼 줄 몰라” 끝까지 ‘남 탓’

김원웅 광복회장 사퇴…“사람 볼 줄 몰라” 끝까지 ‘남 탓’

강민혜 기자
입력 2022-02-16 15:52
수정 2022-02-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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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수입금 사적 유용 논란에 사퇴…비리 의혹 부인

金 자진 사퇴 의사 밝혀
“광복회장의 직을 사퇴합니다” 입장문
국가보훈처, 金 사퇴에 “유감”
김원웅 광복회장이 과거 행사에서 여러 한복을 입고 나왔던 사진. 김 회장은 현자 광복회 수입금을 유용해 비자금으로 한복을 구매하는 등의 일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보훈처는 이러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했으나, 김 회장은 부인하는 상태다. 서울신문DB.
김원웅 광복회장이 과거 행사에서 여러 한복을 입고 나왔던 사진. 김 회장은 현자 광복회 수입금을 유용해 비자금으로 한복을 구매하는 등의 일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보훈처는 이러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했으나, 김 회장은 부인하는 상태다. 서울신문DB.
광복회 수익사업 관련 사적 유용 정황이 드러난 김원웅 광복회장이 16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광복회장의 직을 사퇴합니다’라는 입장문에서 “최근의 사태에 대해 부끄럽고 민망하다”며 “회원 여러분의 자존심과 광복회의 명예에 누를 끼친 것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국가보훈처 최근 감사 결과에 따르면 김 회장은 광복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에서 운영해온 야외 카페 ‘헤리티지 815’ 수익금으로 수천만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 옷 구매, 불법 마사지 업소 출입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회장은 이를 반박했다. 이날 입장문에서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면서도 “사람을 볼 줄 몰랐고 감독 관리를 잘못해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이라고 자신의 책임이 아님을 주장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비자금 조성은 전직 직원의 비리이고 본인은 지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김 회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친일 미청산은 민족공동체의 모순”이라며 “민족의 갈등과 분열은 친일 미청산이 그 뿌리다. 난 떠나지만 광복회는 영원해야 한다. 민족정기의 구심체로 광복회가 우뚝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회장의 사의 표명은 자신의 탄핵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광복회 임시총회를 이틀 앞두고 예고 없이 이뤄진 것이다. 광복회 안팎에서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결정이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김 회장의 사의 표명에 유감을 표하며 당분간 광복회가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보훈처는 이날 “김 회장 사퇴에 관련해 지도·감독기관으로서 유감을 표명한다”며 “광복회가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도·감독하겠다”고 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광복회는 17일 회장 직무대행 지명의 건을 놓고 이사회를 연다. 이어 18일엔 임시총회에서 회장 사퇴 결의의 건을 다룰 예정이다.
김원웅 광복회장의 과거 행사 참석 사진. 서울신문DB.
김원웅 광복회장의 과거 행사 참석 사진. 서울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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