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연극 즐기도록” 국립극단, 배리어프리·온라인 극장 등 공공성 넓힌다

“누구나 연극 즐기도록” 국립극단, 배리어프리·온라인 극장 등 공공성 넓힌다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1-18 16:20
수정 2021-01-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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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 신임 예술감독 기자간담회 통해 밝혀
블랙리스트 사례집·기후 행동 동참 등 변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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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 신임 국립극단장 및 예술감독이 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국립극단 제공
김광보 신임 국립극단장 및 예술감독이 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이 누구나 평등하게 연극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다양한 사회적 담론을 담은 연극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앞장서기로 했다. 어디서든 연극을 볼 수 있는 온라인 극장도 정식으로 문을 연다.

김광보 신임 국립극단장 및 예술감독은 18일 유튜브를 통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연극 향유에서 소외되는 국민이 없도록 극단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연극인들이 보다 안전하고 창의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극단 운영 방향을 밝혔다. 기후 행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김 감독은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표적인 과제로 배리어프리 공연을 언급했다. 장애예술 희곡과 작품을 개발하고 장애예술가가 안전하고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프로덕션도 운영할 예정이다. 장애관객의 시설 접근성을 개선해 장애를 가진 관객들이 마음 편히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 공연에서도 음성 및 수어 해설 등을 적용해 배리어프리 온라인 극장도 선보인다.

지난해 시범서비스 기간을 거쳐 올해 정식 서비스를 여는 온라인 극장도 장애나 성별과 나이, 사회적 불평등에 관계 없이 누구나 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국립극단의 대표 인기작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4월)과 배리어프리 신작 ‘로드킬 인 더 씨어터’(10월)를 영상전문예술가가 제작한 고품질 영상으로 선보이고 올해 레퍼토리 가운데 4~5개 작품을 온라인 극장에서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감독은 “영국 국립극장이 2009년 시작한 공영 영상화 사업인 NT 라이브의 퀄리티에 뒤지지 않는 영상화 작업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온라인 극장을 시범 운영한 국립극단은 올해 전체 예산 110억원 중 영상화 작업을 위해 10억원을 별도로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가들의 표현의 자유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한다. 박근혜 정권 당시 불거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사회적 기억을 위한 국립극단 사례집을 내기로 했다. 김 감독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피해자였다. 현장소통을 비롯해 작품 추천, 공연평가 등 3개 분야에 자문위원회를 둬 외부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현장과 소통하는 극단 운영을 하기로 했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기후 행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도 눈에 띈다. 김 감독은 “무대, 소품, 의상, 소도구 등에서 만들어지는 탄소 배출을 줄여 연극 제작 과정에서 기후 행동을 적극 실천하는 제작 문화도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작품 연출을 하지 않고 국립극단 운영에 주력하겠다”는 김 감독은 특히 올해 신설한 ‘창작공감’ 프로젝트를 역점 사업으로 꼽았다. 창작공감 사업은 현장 연출가와 협업, 신진 작가 발굴, 기존 희곡 개발사업인 ‘희곡우체통’의 재편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그는 “국립극단 변화를 위해서는 세대별 층이 두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창작공감은 저의 다음 다음, 그리고 또 다음의 후배들을 육성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국립극단은 다음달 26일 개막하는 ‘파우스트 엔딩’을 시작으로 올해 20개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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