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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랑 각별’ 日 불교학자 이시가미 젠노 입적

‘한국 사랑 각별’ 日 불교학자 이시가미 젠노 입적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0-12-03 11:16
업데이트 2020-12-0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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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91세...동국대에 불서 5000여권 기증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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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가미 젠노 동국대 석좌교수 연합뉴스
이시가미 젠노 동국대 석좌교수
연합뉴스
한국 사랑이 각별했던 일본 불교학자 이시가미 젠노(石上善應) 동국대 전 석좌교수가 입적했다. 91세.

유족측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달 29일 일본 지바(千葉)현의 자택 인근 병원에서 작고했다. 최근까지도 현지 대학 강의를 나가는 등 강단 활동을 이어왔으나 하교 도중 낙상해 머리를 다쳤고, 수술 뒤로 의식을 찾지 못했다.

1929년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에서 태어난 이시가미 젠노 교수는 다이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범문학과 불교학을 공부했다. 이후 불교학자이자 정토종 승려로 활동하며 다이쇼대 교수, 동 대학원장, 명예교수, 동국대 석좌교수, 슈쿠토쿠 단기대 총장 등을 지냈다.

그는 평생 모은 불교 서적 수천 권을 동국대에 기증한 일로 유명하다. 2003년 3월 동국대 석좌교수로 임명된 두 달 뒤 소장해온 불교서적 5000여권을 대학에 내놨다. 기증한 도서 중에는 40여 년간 불교학을 연구하며 수집한 산스크리트어본, 티베트어본 장경 등이 포함돼 있다. 앞서 1999년에는 티베트 장경 중 하나인 ‘범문진경패엽(梵文珍經貝葉)’ 사본을 기증하기도 했다.

고인은 동국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받은 월급으로 한국 불교학자들을 위한 ‘한일불교문화학술상’도 제정했다. 이 상은 젊은 불교학 연구자 가운데 탁월한 성과를 낸 학자에게 주어진다. 심사 대상을 일본어로 발표한 불교학 논문이나 저술로 한정했는데, 한국 불교의 학문적 성과를 일본에 알려 한일문화교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발인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오는 4일 일본 현지 병원에서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족 측은 추후 동국대, 다이쇼대, 슈쿠토쿠 단기대에서 이시가미 젠노 교수를 추모하는 행사를 열 예정이다. 010-9468-7836(한국 내 유족)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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