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유족 동의 전 브리핑 사과”…백신접종 후 사망 17세 형 ‘청원’(종합)

“유족 동의 전 브리핑 사과”…백신접종 후 사망 17세 형 ‘청원’(종합)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10-28 08:21
업데이트 2020-10-28 08:3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독감백신 접종 자료사진. 연합뉴스
독감백신 접종 자료사진. 연합뉴스
부검에서 치사량의 아질산염 검출
사망 고교생 극단적 선택에 무게
유족 청원 “억울함 풀어달라”
질병청 “브리핑 사전 연락못한 점 사과”


사망자 중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적이 있는 인천 10대의 유가족이 수사당국이 백신 접종과 관계를 조사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려 한다며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렸다.

고교생 A군에 대한 부검에서 치사량의 아질산염이 검출되면서 경찰이 정확한 사인을 찾기 위해 수사에 나섰다. 아질산염은 이른바 ‘공업용 소금’으로 불리며 복용하면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을 저하시켜 많은 양을 복용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경찰은 “부검에서 아질산염이 검출된 만큼 사고사나, 극단적 선택, 타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교생의 유가족들은 28일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며 경찰의 수사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동생 죽음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 동생의 죽음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동생의 국과수 부검 결과 아질산염이 치사량으로 위에서 다량 검출됐다고 한다”며 “독감 백신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지 않고, 자살 혹은 타살로 사건을 종결을 지으려 한다”고 했다.

이어 “(동생은) 죽기 전날 독서실에서 집에 오는 장면에서도 친구와 웃으며 대화하면서 왔다고 한다. 자살을 할 이유가 없다. 타살의 이유도, 부검 결과 타살의 상흔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사망하는데 (독감백신이) 영향을 끼치는 정도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 제 하나뿐인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부검에서 치사량의 아질산염 검출…극단적 선택에 무게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이 역학조사와 부검 결과 등을 검토한 결과 26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사망자 중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59명이다. 이중 피해조사반이 인과 관계를 검토한 사례는 46명으로 가장 먼저 확인된 인천 10대 사망자를 포함한 46명 모두 백신이나 예방접종 등과 사망 사이 인과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질병청은 “부검 결과를 포함한 역학조사 결과를 피해조사반 회의에서 검토한 결과 백신과 인과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당 사례 검토 결과를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교생 A군(17)은 지난 16일 오전 자신의 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이 이틀 전 개인병원에서 독감백신을 맞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인을 놓고 독감백신과의 관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시신 부검 결과 A군의 사인과 독감백신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A군에게선 치사량의 아질산염이 검출됐다.

경찰은 A군이 사는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장에서 A군이 마셨다는 브랜드의 생수 물병 19개를 찾았고 이 중 1개에서도 아질산염이 검출됐다. 이 물병이 숨진 A군이 사용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A군이 아질산염을 구매한 정황을 파악했고,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 확대
발길 끊긴 접종 창구
발길 끊긴 접종 창구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한 우려로 접종 인원이 줄어든 21일 서울 한 병원의 예방접종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질병청 “브리핑 사전 연락 못 한 점 사과”
보건당국은 유가족 동의 없이 중증 이상 반응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사망자인 인천 10대에 대한 언급이 된 데 대해 설명회 다음날인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유족은 청원 글에서 “9일 갑자기 질병관리청에서 브리핑을 유족의 동의 없이 갑자기 했다. 질병관리청 대변인이 동의 없이 진행된 브리핑에 대해 사과하고 사인이 독감이라면 나라에서 책임을 지고 사인이 독감이 아니어도 피해보상을 한다는 것과 질병관리청 청장님의 사과를 받는 것을 구두로 약속받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질병청은 “19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신고사례 관련 브리핑을 통해 통계 안내하고 그 중 사망사례 1건이 있다는 내용으로 개인정보 없이 ‘17세/남/인천’으로 안내한 바 있다”며 “브리핑 전 유족께 브리핑한다는 내용을 사전에 연락하지 않았다. 질병청에서는 20일 이상 반응 발생 상황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유족에게 설명하고 브리핑 실시 전 사전 연락드리지 못한 점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국가 보상과 관련해 “인플루엔자 백신과의 관련성은 국과수 부검 등 결과에 따라서 예방접종피해보상 심의 등을 통해 추후 결정이 될 것을 안내했다”며 “다만 백신 접종과의 관련성이 없다고 결정이 날 경우 예방접종피해보상 제도를 통해 국가에서 보상하는 방법은 없다고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이미지 확대
국감 출석한 정은경
국감 출석한 정은경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관련 질의에 곤혹스러운 듯 안경을 만지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