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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엿한 한국인… 트랙에 뜬 샛별 ‘라이언 킹’의 질주

어엿한 한국인… 트랙에 뜬 샛별 ‘라이언 킹’의 질주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0-10-21 22:48
업데이트 2020-10-22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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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육상 단거리 유망주 비웨사

부모 콩고 출신… 2018년 국적 취득
훈련 2년도 안 돼 고교생 적수 없어
100m 10초79·200m 21초69 우승
신체 성장 중… 발목 힘·근육 등 발달
“목표는 태극마크·김국영 기록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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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육상의 미래’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왼쪽)가 지난 19일 경북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41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겸 2020 예천전국대학·일반육상경기대회 남자 고등부 100m에서 역주하고 있다. 대한육상연맹 제공
‘한국 육상의 미래’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왼쪽)가 지난 19일 경북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41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겸 2020 예천전국대학·일반육상경기대회 남자 고등부 100m에서 역주하고 있다.
대한육상연맹 제공
한국 육상 남자 100m에서도 9초대를 기록하는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고교 단거리 유망주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17·원곡고)가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비웨사는 지난 20일 경북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41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남자 고등부 200m에서 21초69로 맨 먼저 결승선을 밟았다.

비웨사는 전날 열린 남고부 100m 결승에서도 10초79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올해 세 번째 우승을 거뒀다. 한 달 전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에는 0.1초 뒤졌지만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다.

200m 우승 소감을 묻자 그는 “아직까지는 100m가 더 자신 있다”며 “코치님이 잘 지도해 주신 결과”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히려 그는 “아직까지 시합에 나가면 긴장을 많이 해서 연습한 동작이나 자세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보완점을 말했다.

비웨사의 기록이 아직 성인 선수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성장 속도는 놀랍다.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 2018년 겨울 이후 불과 1년 반 만에 고교 정상에 섰다. 지난해 4월 생애 처음 출전한 전국대회인 춘계 중고육상대회 100m에서 11초14를 기록한 뒤 올 8월 추계대회에서는 10초69로 기록을 단축시켰다.

김동훤 코치는 “비웨사는 유전적으로 타고났다”면서 “발목 힘이 좋고 단거리 육상에 필요한 속근육과 잔근육이 잘 발달해 있으며 회복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가 장차 한국 육상의 간판인 김국영(29·광주광역시청)을 넘어 한국 남자 100m 육상을 세계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비웨사의 신체 성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78㎝였던 키는 1년 새 181㎝로 자랐고 몸무게도 59㎏에서 62㎏으로 늘었다. 기록 단축을 위한 하드웨어가 준비되는 것이다.

김 코치는 “신체 조건이 완성되고 앞으로 4~5년 뒤 기량이 무르익을 것 같다”며 “한국 기록을 넘을 때쯤 100m 9초대 진입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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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웨사가 지난 20일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대회에서 200m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비웨사가 지난 20일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대회에서 200m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03년 경기도 안산에서 태어난 비웨사는 콩고 출신 이주민 부모에게 타고난 신체 능력과 멋진 이름을 물려받았다. 부모님과 콩고 모국어인 불어로 말하지만 그에게는 한국어가 모국어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된장찌개’라고 했다. 그에게 이름 뜻을 묻자 “비웨사는 놀라운 것을 보여 주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가사마는 사자”라며 “합치면 라이언 킹, 위대한 사자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일의 목표는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라며 “나중에는 김국영 선수의 기록을 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예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020-10-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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