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누굴 불러야 눈길 끄나… ‘잿밥’만 관심 갖는 국감

누굴 불러야 눈길 끄나… ‘잿밥’만 관심 갖는 국감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0-09-27 17:08
업데이트 2020-09-27 17:2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또 시선끌기용’ 국감 비판

황보승희 “EBS 수익 배분 구조 묻겠다”
펭수 불러서 논란 커지자 “안 나와도 돼”
양향자 “고액 상습체납 제대로 따져보자”
사실상 출석 가능성 없는 전두환 신청도

“망신주기식 출석 강요 막을 장치 찾아야”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다음달 7~26일 예정된 가운데 증인·참고인을 놓고 또 소란스럽다. EBS 캐릭터 펭수,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이 참고인·증인으로 채택되자 국회의원들의 시선끌기용 행태가 반복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논란의 중심에 선 존재는 펭수다. 펭수 캐릭터가 큰 인기를 끌면서 EBS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7월까지 관련 사업 수익만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은 펭수 연기자가 적절한 수익 배분을 받았는지 묻겠다며 출석을 요구했다.

사상 초유의 캐릭터 출석 요구에 비판이 쏟아졌다. EBS와의 계약상 펭수 연기자의 정체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인형 탈 속 연기자가 의원의 물음에 우스꽝스러운 펭수 목소리로 답한다면 장난처럼 비칠 것이고 진지하게 말한다면 펭수 세계관이 깨져버리기 때문이다. EBS 관계자만 불러도 될 일을 화제성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황보 의원은 “참고인이기 때문에 원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아도 된다”면서 “관심받고 싶거나 괴롭히고자 함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을 국세청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다. 고액 상습체납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뤄졌는지 묻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년여 동안 재판에도 두 차례만 법정에 선 그가 국회에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농수산물 판매 장려에 앞장섰던 백 대표를 불러 농수산물의 판매 촉진을 위한 개선 방안을 질의할 예정이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검언유착 의혹을 밝히겠다며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을 신청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방 사장과 비밀회동을 했다는 의혹을 캐묻겠다는 것이다.

여야는 현직 국회의원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국민의힘은 재산신고 누락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홍걸 무소속 의원을, 민주당은 이해충돌 논란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박덕흠 무소속 의원과 일가족에 대한 증인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복되는 비판에도 이색 증인 요구가 계속되는 것은 언론 노출을 통해 ‘전국구 의원’으로 발돋움하려는 의원들의 홍보 수단으로 국감이 악용되는 탓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망신주기나 정치공세 차원에서 출석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20-09-28 5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