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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상 땐 바다에 가라앉아 찾기 힘들고 시신 태웠다면 발견 가능성 거의 없어”

“총상 땐 바다에 가라앉아 찾기 힘들고 시신 태웠다면 발견 가능성 거의 없어”

이성원 기자
입력 2020-09-27 17:08
업데이트 2020-09-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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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계, 피격 공무원 수색 난항 예상

“총상으로 부패 가스 새어나가 부력 상실
해양생물들에 의한 시신 훼손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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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도 ‘철통 경계’
해병도 ‘철통 경계’ 북한이 27일 남측이 실종 공무원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엄중 경고’한 가운데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원들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에 대한 수색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의학계에서는 시신이 총상을 입은 채 바다에 버려졌다면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내 첩보대로 총격을 받은 후 시신이 불에 타 훼손됐다면 바다에 가라앉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 북한의 주장대로 불에 타지 않았더라도 총상 때문에 시신 내에 부패 가스가 새어 나갈 가능성이 커 결국 바다에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시신 수색 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북한은 27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조류를 타고 들어올 수 있는 시신을 습득하면 남측에 넘겨줄 절차와 방법을 생각해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사망한 공무원의 시신을 거둬 가지 않았고, 태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피격된 공무원의 시신은 소연평도 부근 바다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의학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이 시신을 태웠다면 우리 정부가 시신을 발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시신이 물에 뜨려면 신체 조직이 부패해 가스가 만들어지면서 튜브처럼 부력이 생겨야 하는데 시신이 불에 타면 수분이 모두 증발해 시신 내부에서 부패가 진행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익명을 요구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시신이 부상하는 건 물속에서 공기를 불어 넣은 튜브가 물 밖으로 떠오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몸속 박테리아의 활동으로 신체 조직이 부패해야 가스가 만들어지는데 불에 탔을 경우 조건이 변화돼 이런 과정이 무의미해진다”고 설명했다.

법의학자들은 총상을 많이 입었다면 시신이 불에 타지 않았더라도 바다 위로 떠오르지 못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염분이 많은 바닷물에서도 박테리아는 증식하지만 총상이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총상으로 생긴 상처를 통해 부패 가스가 몸 밖으로 새어나올 수 있고, 바다생물이 상처들을 파고들어 시신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서중석 전 국과수 원장은 “시신은 옷의 부력 때문에 사망하더라도 즉각 떠오를 수 있지만, 심한 총격을 받았다면 의복도 훼손돼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해양생물이 총상으로 인한 상처를 파괴해 시신이 더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20-09-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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