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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Mask Series(KF94)/이승희 · 발칙한 플라스틱/정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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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09-25 01:51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홍익대 대학원 동양학과 석사 과정. 10월 11일까지 온수공간 개인전

발칙한 플라스틱/정연홍

플라스틱을 먹는다
플라스틸 나물 플라식탁 밥 플라식틱 국 플라숯틱 고기 플라소틱 김치 플라수틱 물고기

플라스틱 밥상
플라숙틱 집
플라속틱 베개
플라순틱 이불

평생 나만 사랑해 주기로 약속한
플라술틱 애인

플라서틱 자동차를 타고
플라사틱 도시를 지나
플라ㅅ틱 사출공장 직원인



플라스틱 풀라스틱 푸라스틱 뿌라스틱
플라스 인생
플라스틱 인간
플라ㅅㅌ이 지구를 지배한다
플라스틱 우주

플라선틱 비행기가 날아간다

고래 배 속에서 드론이 발견되었다

2년 전 여름 가거도에서 한 무리의 청년들을 만났다. 국적이 다른 8명의 청년. 둘은 여자였다. 낡은 요트를 몰고 세계여행을 하는 중 태풍을 피해 가거도로 입항한 것이었다. 돛을 펼치고 대해를 여행하는 그들의 꿈과 용기가 부럽고 가상했다. 더위를 타는 그들에게 아이스크림과 생수를 건넸는데 정중히 사양했다. 플라스틱 때문이었다. 그들이 세계를 여행하는 이유,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위해서였다.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젓갈 한 점까지 깨끗이 비웠다. 플라스틱을 거부하지 않는 한 인류의 미래는 없다고 말하는 청년들의 모습 보기 좋았다. 시 속에서 변주되는 플라스틱의 모습들이 악령의 춤 같다.

곽재구 시인
2020-09-2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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