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음악 남기고 시네마 천국으로 떠나다

천상의 음악 남기고 시네마 천국으로 떠나다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0-07-07 01:18
수정 2020-07-07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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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 별세

‘러브 어페어’ ‘미션’ 등 500여편 작곡
‘황야의 무법자’ 휘파람 소리로 유명세
골든글로브·그래미·아카데미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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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니오 모리코네
엔니오 모리코네
유년시절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영화 ‘시네마 천국’의 ‘사랑의 테마’, 영화 ‘미션’의 삽입곡 ‘가브리엘의 오보에’ 등 수많은 걸작을 만든 이탈리아 출신의 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별세했다. 92세.
고인은 낙상으로 대퇴부 골절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다가 전날 숨을 거뒀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6일 보도했다.

로마 출신의 고인은 재즈 트럼펫 연주자인 아버지 밑에서 처음 음악을 배웠다. 1940년대 재즈 밴드의 트럼펫 연주자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때 경험한 대중음악과 2차세계대전의 상처 등은 이후 고인의 작곡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산타체칠리아음악원에서 작곡을 배운 뒤 졸업 이듬해인 1955년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등 실용음악 분야에 뛰어들었다.

고인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1964년 모래사장에서 바람을 가로지르는 휘파람 소리로 유명한 서부영화 ‘황야의 무법자’의 음악을 맡으면서다. 당시 동향으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던 영화감독 세르조 레오네와의 인연으로 이 작품에 참여한 이후 ‘석양에 돌아오다’ 등 다른 유명 서부영화에도 참여했다.

고인의 음악은 ‘시네마 천국’을 비롯해 ‘미션’, ‘러브 어페어’, ‘시티 오브 조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수많은 명화를 통해 대중에게 각인됐다. 고인은 또 500여편의 영화음악 외에 100편 이상의 현대음악 작품과 1978년 FIFA 월드컵 공식 테마곡을 작곡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고인은 2007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았고, 2016년에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헤이트풀8’로 처음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하며 이 분야에서 최고령 수상자로 뒤늦게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골든글로브와 그래미상,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영화음악을 예술의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고인은 한스 치머와 같은 영화음악 작곡가뿐만 아니라 다른 대중음악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2011년 세종문화회관 공연 등으로 내한해 국내 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07-0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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