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홍준표·다크호스 이낙연… 유튜브 총선 유세 활활

원톱 홍준표·다크호스 이낙연… 유튜브 총선 유세 활활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0-02-25 16:43
수정 2020-02-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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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구독·좋아요” 외치는 정치인들
이낙연, 유튜브 하루 만에 구독자 1만명 돌파
‘홍카콜라’ 홍준표, 구독자 36만명으로 ‘원톱’
이언주·김문수·박주민 등 ‘인기 유튜버’ 반열
코로나19 사태에 대안 유세수단으로 관심
“불특정다수 대상… 지역구 유세엔 한계”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이낙연TV’ 개국 인사 영상에서 ‘구독’과 ‘좋아요’를 당부하고 있다. 이낙연TV 방송화면 캡처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이낙연TV’ 개국 인사 영상에서 ‘구독’과 ‘좋아요’를 당부하고 있다. 이낙연TV 방송화면 캡처
“구독, 좋아요, 알람설정까지 부탁합니다”

지난 23일 ‘이낙연TV’를 개국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개국 인사 영상 말미에 여느 유튜브처럼 이렇게 말했다. 시청자들에게 ‘구독과 좋아요’를 당부한 다음 장면에는 ‘젠틀 미소’라는 자막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 채널은 개설한 지 불과 하루 만에 구독자 1만명을 돌파했다.

4·15 총선을 앞두고 유튜브를 통한 선거운동이 정치권 관심을 받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해진 모바일 플랫폼에서 공간 제약을 뛰어넘어 유권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방적 메시지 전달 창구라는 한계가 지적되기도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대면 선거운동이 어려워지면서 그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 뉴스를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TV홍카콜라 방송화면 캡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 뉴스를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TV홍카콜라 방송화면 캡처
정치인 유튜브 채널 중 최다 구독자를 보유한 ‘TV홍카콜라’는 25일 현재 36만 4000여명이 구독하고 있다. 웬만한 인기 유튜버 부럽지 않은 영향력이다. 일주일에 2개 정도의 영상이 꾸준히 업로드되는 이 채널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3일 ‘양산 출마의 변’ 영상을 올리고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의 성지인 양산을”에 출마하는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한 소통도 활발히 하고 있지만 유튜브에는 자신의 시각을 담은 뉴스 해설, 활동 모습 등 영상으로 콘텐츠를 차별화한다.

20대 못지않게 높은 50대 이상의 유튜브 이용률로 인해 현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세게 내는 정치인이 주목받는 경향이 있다. 이언주 미래통합당 의원의 ‘이언주TV’(32만 8000명),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의 ‘김문수TV’(26만 9000명) 등이 많은 구독자를 자랑한다. 여권에서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박주민TV’(17만명)이 가장 인기다.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을 다룬 조선일보를 작심 비판한 ‘180도 달라진 조선일보의 태도’ 영상은 조회수 90만 건을 훌쩍 넘기도 했다.

박지원 민생당(가칭) 의원의 유튜브 채널 ‘박지원TV’는 대문에서부터 박 의원의 ‘본래 귀여운’ 모습으로 시청자 눈길을 잡는다. 박지원TV 캡처
박지원 민생당(가칭) 의원의 유튜브 채널 ‘박지원TV’는 대문에서부터 박 의원의 ‘본래 귀여운’ 모습으로 시청자 눈길을 잡는다. 박지원TV 캡처
유튜브 채널 개설이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국회 내 최고령인 78세 박지원 민생당(가칭) 의원의 ‘박지원TV’에 들어가면 “꼭 구독, 좋아요 부탁올립니다”로 시작하는 영상이 먼저 보인다. 분홍색 토끼 모자를 쓴 모습, ‘제가 본래 귀여워요’라는 소개말은 ‘구닥다리 정치인’이라는 인식을 잠시나마 지운다.

선거운동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에 유튜브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윤호중 사무총장 명의로 대면 선거운동 금지령까지 내렸다. 후보자들도 “대면접촉이 어려우니 유튜브나 SNS, 통화와 문자 등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의당은 기존 공식 유튜브 채널 외에 새로운 유튜브 뉴스 채널 ‘NEWS 정말’을 오픈했다. 강민진 대변인은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의 발언이나 메시지가 언론에 잘 나지 않는 경우 많아서 직접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아나운서 출신인 배현진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유튜브 채널 ‘배현진’에서 전문가에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묻고 있다. 배현진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아나운서 출신인 배현진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유튜브 채널 ‘배현진’에서 전문가에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묻고 있다. 배현진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다만 총선 특성상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전달되는 경로를 찾는 것은 과제다. 유튜브는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지역 유권자들이 본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신경민 의원실 관계자는 “전국 선거가 아닌 한 카카오톡과 문자가 아직은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2018년 재보궐선거 출마 당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던 배현진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최근 미래통합당에서 다시 출마를 결심하면서 유튜브를 재개했다. ‘TV홍카콜라’ 개국 당시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성공시키기도 한 배 전 대변인은 “더 빨리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고, 정보 전달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고 유튜브 유세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골목골목 돌아다니지 못하는 상황이 아쉽다”면서 코로나19로 지역구 유세를 원활히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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