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표 10분 만에 동나… 3시간 후 손에 쥔 마스크는 달랑 6장

입력 : ㅣ 수정 : 2020-02-2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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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기자 ‘마스크 대란’ 현장 가보니
23일 경기 하남시 이마트 하남점에서 직원들이 번호표 순서대로 고객들에게 KF94 마스크 6장을 나눠주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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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경기 하남시 이마트 하남점에서 직원들이 번호표 순서대로 고객들에게 KF94 마스크 6장을 나눠주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1장당 2500원 마스크 산 사람은 54명뿐
번호표 못 받은 100여명 소리치고 항의
재고 없어 온라인서도 4000원까지 올라
4인 가족 한 달 마스크에 48만원 소비한 셈
KF94보다 저렴한 KF80은 품귀 더 심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확진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다. 서울신문 기자가 23일 경기 하남시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한정 판매를 진행한 KF94 마스크를 구매해 봤다.
서울신문 기자는 23일 정오쯤 44번 번호표를 받았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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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기자는 23일 정오쯤 44번 번호표를 받았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이날 낮 12시쯤 이마트 하남점은 오후 3시부터 KF94 마스크를 1장에 2500원, 1인당 6장씩 한정 판매한다고 알렸다. 3층에서 번호표를 배부한다는 소식에 라면이나 휴지 등 생필품을 사기 위해 마트를 찾은 사람들이 우르르 3층으로 향했다. 번호표는 10분 만에 동났다. 발을 빨리 움직인 덕에 겨우 44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54번이 마지막 번호였다. 간발의 차로 번호표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겨우 54명한테만 마스크를 파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내가 마스크를 사지 못하면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그냥 죽어 버리면 된다”고 막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항의하면서 마트는 아수라장이 됐다.

마스크가 동나자 손님들은 불안해했다. 한 남성은 “코로나19가 곧 종식될 거라는 정부 발표에 안심하고 마스크를 더 사지 않았는데…”라며 걱정했다.

지난 22일 방문한 코스트코 하남점에서는 “대구로 마스크를 먼저 보내 지금 물량이 없다”면서 “월요일에 마스크 재고가 들어올지 모르겠다”는 직원 말만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이소나 약국 등에서 면 마스크는 겨우 구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1개당 3000원이던 KF94 마스크는 온라인에서도 1개당 4000원은 내야 살 수 있다. 4인 가족이면 1달 동안 마스크에 48만원을 써야 하는 셈이다.
서울신문 기자는 23일 정오쯤 44번 번호표를 받은 뒤 약 3시간을 기다린 다음 1장당 2500원에 마스크를 살 수 있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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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기자는 23일 정오쯤 44번 번호표를 받은 뒤 약 3시간을 기다린 다음 1장당 2500원에 마스크를 살 수 있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KF94보다 저렴하고 호흡이 편한 KF80 마스크는 더 구하기 어렵다. KF80 마스크는 황사용 마스크로 분류돼 방역용인 KF94 마스크를 더 많이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1장에 50원이면 살 수 있던 덴털 마스크(일반 일회용 마스크)도 가격이 10배 가까이 뛰었다. 이달 말 이사를 할 예정인 김모씨는 “마스크는 돈을 주고도 사기 어려운 ‘귀중품’이기 때문에 업체에 맡기지 않고 여행용 가방에 따로 담아 직접 들고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20-02-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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