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는 우리 사람” 친문 청탁에… 백원우, 박형철에 “봐주자”

입력 : ㅣ 수정 : 2020-01-21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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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공소장 적힌 ‘감찰무마’ 의혹 전말
“유, 참여정부 때 함께 고생” “나와 가까워”
김경수·윤건영 등 백원우에 수차례 구명
白 “정권초 유재수 비위 알려지면 안 돼”
曺 “사표 낸다 하니 감찰 필요없다” 중단
감찰 무마 白 ‘직권남용 공범’ 기소 가능성
지난 17일 기소된 조국(오른쪽) 전 법무부 장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공소장에는 친문 핵심 인사들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구명에 나선 정황이 상세히 담겼다. 사진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이던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임종석 비서실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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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기소된 조국(오른쪽) 전 법무부 장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공소장에는 친문 핵심 인사들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구명에 나선 정황이 상세히 담겼다. 사진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이던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임종석 비서실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들이 금융권 뇌물을 받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보호하려고 적극적인 구명 운동을 벌인 정황이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검찰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의 ‘행동 대장’으로 지목했다. 감찰 중단을 지시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정무적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백 전 비서관을 비롯해 김경수 경남도지사,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유 전 부시장을 감싼 친문 인사들의 사법 처리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서울신문이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조 전 장관의 공소장(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는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의 전말이 상세하게 담겼다. 2017년 10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던 유 전 부시장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자신의 비위를 들추기 시작하자 친문 인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근무 경력으로 보수 정권에서 제대로 된 보직을 못 받다가 이제 국장이 됐는데 감찰을 받아 억울하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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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도지사, 윤 전 실장과 천경득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 등 세 사람은 ‘참여정부 시절 인연’을 앞세워 구명에 나섰다. 특히 김 도지사는 백 전 비서관에게 수차례 연락해 “유 전 부시장은 함께 고생한 사람이다.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 윤 전 실장도 백 전 비서관에게 “(유 전 부시장은) 나와 가까운 관계”라고 언급했다. 천 선임행정관은 이인걸 전 특감반장에게 “참여정부에서도 근무한 유 전 부시장을 왜 감찰하느냐. 청와대가 금융권을 잡으려면 유 전 부시장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전 비서관은 이런 청탁을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에게 전달했다. “유 전 부시장은 정부 핵심 인사와 친분이 깊은데 정권 초기에 유 전 부시장의 비위가 크게 알려지면 안 된다”는 취지였다. 백 전 비서관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도 “(유 전 부시장을) 봐주는 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사표만 받고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비서관이 “수사 의뢰를 검토해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이) 사표를 낸다고 하니 감찰을 더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백 전 비서관은 김용범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연락해 “감찰이 있었지만 대부분 ‘클리어’(해소)됐고 개인적인 사소한 문제만 있으니 인사에 참고하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비위 내용을 묻는 김 전 부위원장의 질문에도 백 전 비서관은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친문 인사들의 감찰 무마 구명 활동이 세세하게 드러남에 따라 향후 수사가 주목된다. 특히 백 전 비서관은 직권남용 공범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7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조 전 장관을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 기소하면서 “다른 관여자들에 대한 공범 여부는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2020-01-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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