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첸 탈퇴해” 엑소 팬들은 왜 거리로 나왔나

입력 : ㅣ 수정 : 2020-01-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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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성공 이끈 팬덤 문화의 명암
엑소 첸 그룹 탈퇴 시위 19일 서울 강남구 SM타운 코엑스아티움 앞에서 30여명의 엑소 팬이 ‘#첸_탈퇴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2020.1.19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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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소 첸 그룹 탈퇴 시위
19일 서울 강남구 SM타운 코엑스아티움 앞에서 30여명의 엑소 팬이 ‘#첸_탈퇴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2020.1.19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첸이 일방적으로 결혼을 통보해서 다른 엑소(EXO) 멤버들이 쌓아올린 공을 한 번에 무너뜨렸다.”

19일 서울 강남구 SM타운 코엑스아티움 앞에서 만난 아이돌 그룹 엑소의 팬 이모(25)씨는 첸(28·본명 김종대)의 그룹 탈퇴를 요구했다. 이씨는 “심지어 ‘임신’이 엑소의 연관검색어로 뜬다”면서 “멤버들을 위해 돈과 시간, 애정을 쏟은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집회에 나온 중국인 팬 장모(21)씨도 “(첸의 결혼 발표가) 내가 좋아하는 멤버에게 폐가 되고 있다.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첸은 솔로로도 활동할 수 있다. 많은 중국 팬들이 탈퇴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검은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30여 명의 국내외 팬들은 첸 관련 포스터와 책들을 바닥에 쏟아내 밟은 뒤, 침묵시위를 벌였다.
엑소 첸 그룹 탈퇴 시위 19일 일부 팬들이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 첸의 탈퇴를 요구하며 첸 얼굴이 인쇄된 포스터를 밟고 있다. 2020.1.19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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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소 첸 그룹 탈퇴 시위
19일 일부 팬들이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 첸의 탈퇴를 요구하며 첸 얼굴이 인쇄된 포스터를 밟고 있다. 2020.1.19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반면 첸의 엑소 탈퇴를 반대하는 팬들도 현장에서 목소리를 냈다. ‘엑소 9인 지지 국제연합’의 대표를 맡고 있는 맹모(21)씨는 “아이돌도 결혼을 할 수 있는 사람인데 신뢰를 저버렸다며 탈퇴를 요구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엑소가 좋은 활동을 하면 결혼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의 갑론을박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보다 ‘참여형’ 팬덤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 팬들은 본인이 매니저처럼 아이돌과 같이 성장하고 키운다고 여기는 팬심을 가진다”면서 “‘아이돌이 결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치열한 토론이 오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봤다.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도 “해외에서도 연예인을 연애감정 이상으로 좋아하다가 결혼을 발표할 때 상심하는 현상은 쉽게 보인다”면서 “이번에는 그룹 팬들이 연애감정이라기보다는 팀의 가치를 걱정하는 투자자처럼 행동하는 게 특징”이라고 해석했다.
엑소 첸 그룹 탈퇴 시위 19일 아이돌 그룹 엑소 팬들이 소속사인 SM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SM타운 코엑스아티움에서 시위하는 모습. 2020.1.19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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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소 첸 그룹 탈퇴 시위
19일 아이돌 그룹 엑소 팬들이 소속사인 SM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SM타운 코엑스아티움에서 시위하는 모습. 2020.1.19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엑소는 중국 출신 멤버들이 탈퇴한 경험이 있어 팬덤에서 개인 멤버의 돌출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셀 수 있다”면서 “기획사에서도 팬들의 자발적인 목소리를 받아들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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