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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빚으로 시작하는 신혼부부… 10쌍 중 4쌍 아이 없이 산다

1억 빚으로 시작하는 신혼부부… 10쌍 중 4쌍 아이 없이 산다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9-12-12 17:56
업데이트 2019-12-1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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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신혼부부 통계 결과

대출, 세종 > 서울 > 경기 順으로 많아
‘無자녀’ 부부 2017년보다 2.7%P 증가
1쌍당 출생아수 0.78→0.74명으로 뚝
전문가 “경제적 부담, 저출산에 영향”
연평균소득 5504만원… 44%는 ‘有주택’
맞벌이가 외벌이보다 소득 1.7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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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결혼한 맞벌이 직장인 강모(35)씨는 신혼집 마련을 위해 빚 2억원을 지고 집을 샀다. 강씨 부부가 한 달에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는 250만원(원리금 상환기간 10년). 강씨는 “전세로 들어가도 빚을 1억원 이상 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냥 대출을 더 얻어 집을 사기로 했다”면서 “빚을 빨리 갚기 위해 한동안 아이를 가질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결혼한 지 5년 이내의 신혼부부들이 1억원에 가까운 빚을 짊어지고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혼부부 10쌍 중 4쌍은 아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빚으로 시작하는 신혼 생활이 저출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신혼부부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최근 5년 내 혼인 신고한 초혼 신혼부부는 105만 2000쌍이고, 이들의 금융권 대출 중간값(금액을 나열했을 때 가운데 위치하는 값)은 9684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중앙값 8625만원보다 1059만원(12.3%) 늘었고, 2016년(7778만원)에 비해선 1906만원(24.5%)이나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세종이 1억 1826만원으로 빚이 가장 많았고, 서울(1억 1744만원)과 경기(1억 460만원) 순이었다. 빚을 가장 덜 지고 신혼 생활을 시작하는 곳은 전남으로 중간값이 6700만원이었다.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는 전체의 40.2%(42만 2500쌍)로 2017년(37.5%)보다 2.7% 포인트 증가했다. 신혼부부 한 쌍당 출생아 수도 2017년 0.78명에서 지난해 0.74명으로 떨어졌다. 특히 서울은 0.62명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전남(0.89명)과 전북(0.86명), 광주(0.84명) 등은 상대적으로 출생아 수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신혼부부의 빚이 늘어난 것이 출생아 감소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본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대출이 많고, 주택 가격이 높을수록 출생아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혼 시기의 경제적 부담이 출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체적으로 빚이 많은 지역의 출생아 수가 낮은데 세종시는 빚이 가장 많음에도 출생아 수가 평균보다 높다”면서 “세종시의 경우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많아 출산·육아 휴직 후 복직은 물론 보육 관련 지원이 탄탄해 이런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초혼 신혼부부 46만 1000쌍(43.8%)은 유주택자이며, 연평균 소득은 5504만원으로 전년보다 4.3%(226만원) 늘었다. 맞벌이(7364만원)가 외벌이(4238만원)보다 소득이 1.7배 많았다. 전체 신혼부부 132만 2000쌍 중 재혼 비중은 20.3%(26만 9000쌍)였고, 직장 등의 이유로 함께 살지 않는 부부 비중은 13.2%였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9-12-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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