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연장 강요 말라” 미국규탄대회…文, 원칙론으로 日압박

입력 : ㅣ 수정 : 2019-11-16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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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개 시민사회단체, 거액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 등 美정부 규탄
지소미아 종료 일주일 앞두고
“지소미아 종료는 국민 명령”
“美, 한반도 평화에는 무관심…
군사동맹으로 한국 결박 속셈”
트럼프, 방위비 500% 인상 6조 요구
美국방, 韓국방에 지소미아 중요성 압박
文, 美국방에 ‘지소미아 종료’ 재확인
명분 속 원인촉발 日의 결자해지 강조
文 “한미일 지속적 노력” 여지 남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 신임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해 있다. 2019.11.14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 신임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해 있다. 2019.11.14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한국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은 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경제보복 조치로 촉발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일주일을 앞두고 16일 일본과의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하면서 한국 정부에 거액의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이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민중공동행동’과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남인사마당에서 규탄 대회를 열어 “미국은 지소미아 연장을 강요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미국은 한반도 평화에는 무관심하면서 변화하는 정세 속에 한국을 한미 군사동맹으로 결박하겠다는 속셈을 전방위적으로 노골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소미아 연장 강요, 방위비 분담금 인상 강요,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 개정 시도 등이 미국의 이런 입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한미 간) 종속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달 18∼19일 서울에서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가 열리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의 96%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인상 요구를 중단하라”라고 거듭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6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앞에서 시민단체 회언들이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외교부 방문에 맞춰 지소미아폐기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06.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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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앞에서 시민단체 회언들이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외교부 방문에 맞춰 지소미아폐기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06.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내년 방위비 분담금을 올해 1조 389억원보다 약 500% 늘어난 50억 달러(약 5조 8000억 원)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고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소미아 종료와 방위비 분담 저지는 국민의 요구이자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모임인 ‘아베규탄 시민행동’도 이날 오후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규탄, 친일 적폐 청산 10차 촛불 문화제’를 열어 지소미아의 완전 종료를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국은 협정 연장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으며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강제동원 관련 대법원 판결 취지를 훼손하는 타협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민행동은 “지소미아 종료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정부에 단호한 대응과 지소미아 종료를 촉구하는 의미를 살려 협정문을 형상화한 문서를 찢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공동 기자회견 하는 정경두-마크 에스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15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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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 기자회견 하는 정경두-마크 에스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15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참석 차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지소미아와 관련해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한국에 수출규제를 한 일본에게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회의 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지소미아 같은 경우에는 특히 전시상황에서 생각을 했을 때 한미일 간에 효과적으로 또 적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중요하다”며 지소미아 유지를 간접적으로 촉구했었다.

사실상 문 대통령이 오는 23일 0시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에스퍼 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지소미아 유지를 압박한 데 대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검토는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미국의 요청을 거부한 모양새가 됐다.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일본이 ‘결자해지’ 하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원칙론을 고수한 것은 ‘명분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버티지 못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면 고심을 거듭한 끝에 세운 원칙을 스스로 어기는 결과를 낳기 때문으로 받아들여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1.11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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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미 국방장관과 악수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19.11.1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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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 미 국방장관과 악수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19.11.15 연합뉴스

일본은 지난 7월 4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에 대해 불만을 품고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소재 3종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1차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이어 8월 2일에는 수출 절차 간소화 등 수출 우대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2차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의 자동갱신기한인 8월 24일 도래 직전인 8월 22일 청와대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일본과의 지소미아에 대해 연장 없이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이 2016년에 체결해 1년마다 연장하고 있으며 어느 쪽이 매년 8월 24일까지만 통보하면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

당시 회의 결과를 발표했던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일본 정부가 수출관리 우대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양국 안전보장 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계속 하는 것을 우리나라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전날 에스퍼 장관의 만남에서 “한미일 간 안보 협력도 중요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해 극적인 봉합 가능성을 열어뒀다.
방한 전날 아베 만난 美합참의장  14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마크 밀리(왼쪽) 미국 합참의장이 12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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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한 전날 아베 만난 美합참의장
14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마크 밀리(왼쪽) 미국 합참의장이 12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또 갈라진 주말 도심 집회
서초동선 ‘검찰 개혁’ 촉구
광화문에선 보수단체 집회


한편, 주말 서울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모임이 주축이 된 진보집회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보수집회가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각각 열렸다.

시민 모임인 ‘끝까지 검찰개혁’ 측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중앙지검 부근에서 시민 참여 문화제를 열고 조 전 장관 일가를 겨냥한 과잉 수사를 비판하며 검찰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끝까지 조국 수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반면,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이날 정오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했다.
구호 외치는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 참가자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법원, 검찰 앞 교대역 사거리에서 열린 ‘끝까지 검찰개혁, 서초동 시민참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조국수호, 검찰개혁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1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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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호 외치는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 참가자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법원, 검찰 앞 교대역 사거리에서 열린 ‘끝까지 검찰개혁, 서초동 시민참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조국수호, 검찰개혁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16/뉴스1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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