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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리 “한일 한 발짝 나가는 계기로”… 새 일왕에 ‘文친서’ 전달

李총리 “한일 한 발짝 나가는 계기로”… 새 일왕에 ‘文친서’ 전달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19-10-22 22:02
업데이트 2019-10-23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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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즉위식 참석… 관계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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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 이수현 추모비 찾은 李총리
의인 이수현 추모비 찾은 李총리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일본 도쿄 신주쿠 신오쿠보역을 방문해 2001년 전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승객을 구하다 숨진 ‘고 이수현 의인 추모비’를 찾아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궁정연회서 일왕과 악수… 1분간 인사도
文친서, 즉위식 통해 관계 개선 의지 담겨
내일 아베와 10분간 면담 때도 친서 전달
“경색 풀어야” 공감대 속 징용 갈등 여전
지소미아 종료 전 정상회담 돌파구 주목


이낙연 국무총리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해 한국 정부를 대표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30분가량 일왕 거처인 고쿄에서 열린 즉위 행사에 이 총리는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와 함께 자리했다. 즉위식은 각국 대표단이 나루히토 일왕이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접근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돼 이 총리가 두 사람과 따로 인사할 기회는 없었다. 대신 이날 오후 7시 열린 궁정 연회에서 이 총리는 나루히토 일왕과 악수하고 1분가량 짧은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브라질 ‘세계물포럼’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재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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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일왕에 만세삼창하는 아베
새 일왕에 만세삼창하는 아베 아베 신조(앞)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 지요다구 왕궁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의식에서 일왕을 향해 즉위를 축하하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이 총리는 즉위식에 대해 “대단히 장중한 일본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부 최고위 인사인 이 총리가 일본 최대의 국가 행사에 참석한 것은 그만큼 정부가 예우를 갖췄다는 의미다. 총리실은 “일왕에게 외교통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며 “이 총리가 아베 총리와 면담할 때도 대통령 친서를 가지고 가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는 24일 만난다. 일왕에게 보낸 문 대통령의 친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번 즉위식을 계기로 양국 간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이틀 뒤 아베 총리와의 개별 면담에 쏠린다. 10분 남짓의 짧은 시간만 예정돼 있어 현안을 다루긴 어려운 만큼 문 대통령의 친서 전달로 ‘대화의 장’을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일본의 수출 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등으로 쌓인 앙금을 단 한 번의 만남으로 풀기는 불가능하다. 이 총리가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에게 “한 번 방문에 해결을 기대하지 않지만 (한일이) 한 발짝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면담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1년 만에 이뤄지는 양국 최고위 지도자 간 대화다.

일본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한국 정부로부터의 한일 청구권협정 준수 확인’이다. 우리 정부가 대법원 판결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정책 기조의 변화를 밝히지 않는다면 양국 간 관계 개선에는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반면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와 관련해 ‘선 수출 규제 해제 후 지소미아 연장’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는 별개로 접근하고 있다.

겉으로는 양측 모두 강경한 분위기이나 다음달 23일 지소미아 종료 전 이뤄진 이 총리의 방일이 한일 정상회담 개최로 연결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도쿄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2019-10-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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