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즉위… 해외사절단 2000명 참석
새 일왕에 만세삼창하는 아베
아베 신조(앞)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 지요다구 왕궁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의식에서 일왕을 향해 즉위를 축하하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아베 위한 최대규모 국가 이벤트로 전락”
나루히토 일왕이 22일 도쿄 지요다구 왕궁에서 즉위의식을 갖고 자신이 일본의 제125대 국왕이 됐음을 국내외에 공식 선언했다. 지난 5월 부친 아키히토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지 약 6개월 만이다.
그는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주요 인사와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해외 사절단 등 약 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의식에서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항상 바라며 국민들에게 다가서고 헌법에 따라 일본 및 일본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의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행사는 나루히토 일왕이 단상에 올라 즉위 선언을 하고 아베 총리가 국민대표로 축하인사를 전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저녁에는 각국 사절단 등 400여명이 참석하는 만찬행사가 나루히토 일왕 주재로 열렸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지나치게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20일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달성하게 되는 그는 이번 국가적 행사를 통해 자기 존재감을 한껏 키우고, 나아가 궁극의 목표인 ‘헌법 개정’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만세 외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오후 1시24분께 도쿄 왕궁의 정전인 마쓰노마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19.10.22
산케이신문 대표 촬영 연합뉴스
산케이신문 대표 촬영 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이번 행사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과 쉴 새 없이 연쇄 회담을 갖고 있음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외교역량 과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25일까지 50여개국 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결국 행사의 주인공은 나루히토 일왕이지만, 이를 둘러싼 모든 정치적·외교적 행위의 핵심적 위치는 아베 총리가 독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일왕 즉위식
마사코(雅子) 일본 왕비가 22일 전통의상을 입고 즉위식에 참석했다 EPA=연합뉴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10-23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