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수천만 건 배달 폭주… 오토바이 사망 OECD 두 배

입력 : ㅣ 수정 : 2019-10-14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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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안전 운전 행복 가정] <6>급증하는 오토바이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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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오후 7시 40분 충남 아산시 번영로에서 아산우체국 집배원 A씨가 운전하던 오토바이가 앞서 가던 차량과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로에 쓰러진 A씨는 바로 뒤에서 따라오던 차량에 치여 숨졌다. 지난 5월 14일 새벽 2시에는 서울 송파구청 앞 사거리에서 배달을 하던 오토바이 운전자 B씨가 진로를 변경하던 도중 택시에 부딪혀 사망했다. 택시운전사는 B씨의 갑작스런 진로 변경을 예상치 못했다고 진술했다.

최근 배달업계의 경쟁 격화로 오토바이(이륜차) 교통사고가 급증해 안전을 강제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의 오토바이 등록 대수는 2014년 213만 6085대에서 지난해 220만 8424대로 3.4%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오토바이 교통사고는 1만 1758건에서 1만 5032건으로 27.8% 늘었다. 특히 지난해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오토바이 운전자 사망자수는 1.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0.9명)보다 2배가량 높았다. 순위로는 그리스(2.5명)에 이어 두 번째였다.

오토바이 사고 급증은 우선 배달시장의 팽창이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8월 국내 유명 배달업체의 주문 건수는 3600만건으로 지난해 8월보다 56% 증가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주문량도 지난해 1월 533만건에서 올 7월 945만건으로 늘어 오토바이 배달 종사자들의 사고 위험성은 그만큼 커지게 됐다.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의 오토바이 사고 사망자 196명 가운데 28.6%(56명)가 배달 종사자로 드러났다. 김민우 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은 “배달업계 경쟁이 심화되고 더 빨리 배달해야 하는 서비스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토바이 과속을 비롯해 교통법규 위반 단속이 잘 이뤄지지 않는 점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주요 도로의 과속 단속 카메라는 주로 차량 앞쪽에 설치된 번호판을 인식하지만 오토바이는 차량 뒤쪽에만 번호판이 부착돼 있다. 김 연구원은 “오토바이들이 경찰 단속을 피해 민첩하게 움직이기도 하고 경찰들도 오토바이를 추격하다 자칫 오토바이가 더 큰 사고를 내지 않을까 걱정해 추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최근 5년간 오토바이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를 연령대별로 보면 20세 이하가 23.0%로 가장 많았다. 21~30세가 20.8%, 31~40세가 13.5%로 나타났다. 사고 유형별로는 오토바이 운전자 사고의 71.5%가 차량과의 충돌이다, 오토바이와 사람이 충돌한 사고는 18%로 나타났다. 오토바이가 단독으로 구조물과 충돌하거나 전복된 사고는 10.5%였다. 사망 원인을 신체 부위별로 분석하면 머리 부상에 의한 사망이 46.2%로 가장 많았다. 다른 차종과 달리 운전자 신체가 외부로 노출되기 때문에 안전모 착용이 필수라는 점을 보여 준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오토바이 승차자의 안전모 착용률은 84.6%로 독일(99%)과 같은 자동차 선진국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안전모를 착용하면 사망률은 42%, 부상률은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오토바이 사고를 줄이려면 배달 종사자들이 목숨을 건 시간과의 싸움을 하지 않도록 부당근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정책 변화뿐 아니라 느슨한 도로교통법 기준도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도로교통법으로는 안전모 착용 위반 과태료가 2만원에 불과해 강제성이 떨어진다. 오토바이 번호판을 차량 전면에도 부착하도록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통안전공단은 배달업체 종사자, 집배원 등을 대상으로 체험형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김민지 교통안전공단 연구원은 “2016년 국회에서 오토바이 전면 번호판 부착 의무화 법안이 발의됐지만 오토바이 동호회 등에서 공기 저항이 많아진다고 반발해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중국과 태국 등에선 오토바이 전면 번호판 부착법이 통과된 만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9-10-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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