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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사건 당시 수배전단에 ‘왼손 문신’…이번 용의자는?

화성사건 당시 수배전단에 ‘왼손 문신’…이번 용의자는?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9-22 14:54
업데이트 2019-09-2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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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듯 다른 몽타주와 실제 용의자…처제사건 때 경찰은 “외모 달랐다”용의자, 3차 조사까지 혐의 부인…강호순 자백 끌어낸 프로파일러 투입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 화성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살해돼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18일 특정됐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 화성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살해돼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18일 특정됐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경찰이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30여년 만에 특정하면서 어느 때보다 사건 해결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용의자 A(56) 씨는 모방범죄로 드러나 범인까지 검거한 8차 사건을 제외한 모두 9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5, 7, 9차 사건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일치하는 데다 화성사건이 발생한 기간 내내 화성에 머물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DNA라는 신뢰도 높은 과학적 증거에다 장기간 화성거주라는 정황적 증거가 결합하면서 경찰은 A씨의 진범 가능성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이렇듯 A 씨가 이 사건의 진범이라면 당시 경찰이 예상한 범인의 모습과 현재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A씨는 과연 얼마나 닮았고, 또 얼마나 다를까?.

경찰은 화성사건 때 용의자의 몽타주와 특징이 담긴 수배전단을 만들어 배포했다.

이 수배전단은 진범으로 추정되는 인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가 위기를 가까스로 면한 여성과 그를 태운 버스운전사 등의 진술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

수배전단에는 몽타주 외에 용의자의 인상적 특징이 담겼는데 나이가 24∼27세가량이고 머리 스타일은 스포츠형이며 보통 체격에 코가 우뚝하고 눈매가 날카롭고 갸름한 얼굴이라고 적혀있다. 키는 165∼170㎝가량인데 평소 구부정한 모습이라는 정보도 담겼다.

또 왼손에 검은색 전자 손목시계를 차고 있고 시계 아래 팔목 부분에 문신이 있으며 오른손 새끼손가락에 봉숭아 물이 들었고 같은 손 둘째 손가락에는 물린 듯한 흉터가 있다는 목격자 진술도 실렸다.

22일 경찰과 현재 A 씨가 수감된 부산교도소 등에 따르면 A 씨와 수배전단이 묘사한 범인의 모습과는 차이점도 있고 비슷한 점도 있다.

우선 A 씨의 왼 손목에는 문신이 없다.

A 씨가 문신을 지웠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가 1991년 4월 마지막 10차 사건 발생 3개월 만에 결혼하고 그로부터 2년 6개월 뒤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현재까지 무기징역수로 복역 중인 점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크지 않다. 수감 중 문신을 지운 기록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시에는 노출되는 신체부위에 문신을 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없다시피했던 점, 영구문신이 아니었을 수도 있는 점, 목격자의 기억이 잘못 됐을 수도 있는 점 등은 변수다.

수배전단과 달리 오른손 둘째 손가락에도 별다른 흉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처제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을 당시 그를 검거한 김시근(62) 전 형사에 따르면 A 씨는 몽타주와도 별로 닮지 않았다.

김 전 형사는 “당시 A 씨는 눈을 똑바로 뜨지 못하고 늘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로 말하는 특징이 있었다”며 “검거 당시 몽타주를 본 적이 있었지만, 실제 A 씨 외모와 눈매가 달라 화성사건의 용의자로 확신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반면 수배전단에 적힌 용의자의 특징 가운데 A 씨와 비슷한 부분은 나이와 신장이다.

A 씨는 1차 사건이 일어난 1986년에는 23세, 마지막 10 차사건 때인 1991년에는 28세였다. 용의자의 나이를 24∼27세로 본 수배전단과 거의 일치한다.

A 씨의 키도 170㎝인 것으로 전해져 수배전단에 적힌 용의자의 신장과 비슷하다.

이렇듯 당시 경찰이 예상한 용의자와 현재 경찰이 용의자로 특정한 A 씨와는 다른 점도, 비슷한 점도 있지만 첫 사건 발생 이후 33년이 지난 지금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한 과학수사로 확보된 증거는 이 사건의 범인을 A 씨로 지목하고 있다.

다만, A 씨는 지난 20일까지 이어진 경찰의 3차례 조사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A 씨의 이런 ‘모르쇠’ 입장은 장기간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해와서 가석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화성연쇄살인의 진범임을 자백할 이유가 없다는 심리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은 2009년 여성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강호순의 심리분석을 맡아 자백을 끌어낸 공은경 경위(40·여) 등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A 씨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수배전단은 목격자 진술 위주로 작성돼 실제 범인의 모습과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적어도 현재까지는 A 씨 외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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