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공 점거 강제진압 보류했지만… 확전되는 수납원 투쟁

입력 : ㅣ 수정 : 2019-09-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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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000여명 대기하는 등 긴장 고조
도공 측 “명절 특별 근무체제 어려움”
진압 가능성 여전해 노동자들 격앙
이강래 면담 불응… 충돌 장기화될 듯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로 마무리될 줄 알았던 노동자들의 싸움이 오히려 확전되고 있다. 대법원 판결 뒤에도 “승소 확정자 외에 나머지 1100여명의 해고자 모두를 재고용할 수는 없다”는 도로공사 측 방침에 노조가 사흘째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하자 경찰이 강제진압 움직임을 보이면서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경찰과 노동계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도로공사 본사에 경찰력 1000여명을 대기시키고 건물 주변에 에어매트를 깔아 진압을 준비했다. 또 건물 진입문을 용접해 외부인 출입을 막았다. 오전까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톨게이트 노동자 등 250여명은 이 건물 1, 2층 로비를 점거한 채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농성했다.

도로공사 측은 노조원들의 기물파손과 업무방해 등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경찰에 조속한 강제 진압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오늘부터 명절 특별 근무체제인 ‘교통소통 대책기간’에 돌입하는데 로비에서 대치 중이라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기류가 바뀌면서 경찰은 강제 진압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최소한의 관리를 맡을 경찰 인력만 남겨두고 철수한다”면서도 “연휴 동안 진압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공권력의 강제 진압 가능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노동자들은 크게 격앙된 모습이다. 전날 경찰은 도로공사 본사 20층 사장실 입구 복도에 있던 노동자 9명을 모두 연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2명이 다쳤다. 도로공사 본사 건물 바닥에 앉아 농성하던 여성 노동자들은 경찰들이 둘러싸자 입고 있던 티셔츠를 벗은 채 “몸에 손대지 말라”며 맞서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도로공사 본사 건물 안에서 경찰과 남성 구사대가 합심해 농성 중인 여성 노동자를 압박하고 들여보내는 음식을 막고, 절박한 조합원이 웃옷을 벗어던져 저항하고 있다”면서 “1976년 인천 동일방직노동조합 여성 노동자를 경찰과 구사대가 무너뜨리려 한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충돌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이 노조 측의 면담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조합원들은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파견 판정을 받고 정규직 전환을 꿈꿔 온 수납원들을 영원히 비정규직으로 만들어버린 이 사장을 용서할 수 없다”면서 “이 사장이 (전북 남원에서) 내년 총선에 나선다면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김천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9-09-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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