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움직이는 조국 ‘검찰개혁’ 시계… 긴장감 커지는 檢

입력 : ㅣ 수정 : 2019-09-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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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수사 축소 땐 ‘윤석열 라인’ 타격
임은정 검사 언급하며 감찰 활성 당부
2기 법무검찰개혁委 비법조인 확대
법무부·검찰 ‘윤석열 뺀 수사팀’ 갈등
曺 “보도 보고 알아… 언행 조심해야”


조국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검찰개혁 추진지원단을 구성했고, 두 번째로 특수부와 감찰개혁을 주문했다. 여기에 검찰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소신파’로 알려진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의 의견을 들으라는 주문까지 더하면서 검찰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조 장관이 검찰개혁과 관련해 주문한 것은 직접 수사 축소, 감찰 제도 개선,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발족 등 크게 세 가지다. 무엇보다 검찰의 특수수사 개혁을 주문한 것이 핵심이다.

조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 주도한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의 특수수사 기능보다는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 기능을 축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당시 검찰에서는 ‘잘못한 특수부는 놔두고 애먼 형사부만 잡는다´는 불만이 나왔다. 실제로 표적수사나 정치수사라고 비판받는 사건 대부분은 검찰의 특수수사와 관련이 있다. 조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도 “특수수사권 대폭 축소 방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특수수사 축소 지시에는 조 장관 가족 의혹에 대한 특수부의 대대적인 수사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 지시대로 특수수사를 축소할 경우 ‘특수통’으로 구성된 ‘윤석열 라인’에도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윤 총장 취임 이후 특수통들이 대거 약진하며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요직을 차지했다.

조 장관은 직접 임은정 부장검사를 특별히 언급하며 감찰제도 개혁도 당부했다. 감찰은 법무부 장관의 중요한 권한 중 하나로, 조 장관이 감찰권을 이용해 검찰을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임 검사는 부산지검의 한 검사가 고소장을 분실한 뒤 위조한 사건에 대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당시 고위 간부를 지난해 경찰에 고발하면서 검찰의 감찰 제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임 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검찰 스스로에게 관대하게, 검찰 이외의 사람들에게 엄격하게 이중 적용한다면 그런 검찰은 검찰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다”며 검찰의 감찰 제도와 조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를 모두 비판했다.

조 장관은 박상기 전 장관 시절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 이은 ‘2기 위원회´를 신속하게 발족하라고도 지시했다. 위원회에는 비법조인의 참여를 확대하고, 형사부와 공판부 검사도 참여시키라고 말했다. 또한 40세 이하 검사, 비검찰 법무부 공무원, 시민사회 활동가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고 밝혔다.

조 장관이 검찰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조 장관 가족 수사를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조 장관의 취임식이 열린 지난 9일 오후 강남일 대검찰청 차장을 만나 ‘윤석열 검찰총장과 반부패부 지휘라인 등 사실상 대검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대검이 수사팀을 지휘하지 말고 수사 보고도 받지 말라는 내용이다.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도 한동훈 대검 반부패부장에게 유사한 내용을 전달했다. 김 차관은 “장관과 총장 모두를 위해 고민하던 내용을 박상기 전임 장관이나 조 장관과 논의하지 않고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도 이날 출근길에 “보도를 보고 알았다. 예민한 시기인 만큼 다들 언행에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은 법무부 차원의 공식적인 이야기로 판단, 윤 총장에게 보고했고 윤 총장은 대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막 수사를 시작했고, 정치적으로 휘말리고 있는 사건인 만큼 검찰총장이 배제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법무부의 이런 시도를 수사 개입으로 보고 있다. 한 검사는 “법무부에서 최소 두 사람이 논의하고 검찰에 전달한 내용을 해프닝으로 치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19-09-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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