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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판문점서 ‘조문 외교’…김여정 “李여사 뜻 받들어 협력 계속”

남북, 판문점서 ‘조문 외교’…김여정 “李여사 뜻 받들어 협력 계속”

이주원 기자
입력 2019-06-12 22:38
업데이트 2019-06-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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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김정은 조의문·조화 전달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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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여정 통해 이희호 여사 추모 조화 보내
김정은, 김여정 통해 이희호 여사 추모 조화 보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이 12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정의용(가운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김 위원장이 보낸 이희호 여사 추모 조화를 전달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정의용·서호·박지원 참석… 北 리현 동행
DJ 서거 다음날 조문단 파견과 대조적
조의문엔 “고인의 통일 노력 못 잊을 것”
金위원장 남북 관계 메시지·친서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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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2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이희호 여사 빈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전달한 조의문을 읽고 있다. 사진 오른편은 김 위원장이 보낸 조화.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정의용(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2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이희호 여사 빈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전달한 조의문을 읽고 있다. 사진 오른편은 김 위원장이 보낸 조화.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이희호 여사의 별세와 관련해 12일 조화와 조의문을 남측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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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조의문이 이 여사 영정 앞에 놓였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김 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조의문이 이 여사 영정 앞에 놓였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김 위원장이 이날 오후 5시에 이 여사 앞으로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해 왔다”며 “북측에서 김 부부장 등이 김 위원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러 판문점 북측지역 내 통일각으로 왔다”고 밝혔다.

북측에서는 리현 통일전선부 실장이 동행했고 남측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호 통일부 차관, 장례위원회를 대표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 실장은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로 돌아온 뒤 ‘김 제1부부장의 메시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 여사님이 그간의 민족 간 화합과 협력을 위해 애쓴 뜻을 받들어, 남북 간 협력을 계속해 나가길 바란다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여사님이 기여한 공로를 기억하고 유지를 받들어서 남북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미”라며 “조문사절단이 오기를 기대했는데 아쉽다는 뜻과 함께 김 위원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해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제1부부장이 위원장께 그런 말씀을 드리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만남은 15분간 진행됐으며 남북 관계에 대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나 친서 전달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의 조의문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서거하였다는 슬픈 소식에 접하여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며 ‘이 여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온갖 고난과 풍파를 겪으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울인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북남관계의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온 겨레는 그에 대하여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조화는 흰색 국화꽃으로 만든 화환 위에 ‘고 리희호 녀사님을 추모하여’라는 문구가 적힌 검정 리본이 달렸다.

지난해 대남 메신저 역할을 해 왔던 김 제1부부장은 여전히 남측을 접촉하는 창구역할을 맡았다. 일각에서 건강이상설이 제기됐지만, 박 의원은 “내가 지금 세 번째 보지만 아주 건강하다”고 말했다. 통상 북한에서 부부장급이 경호원들을 대동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위상도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제1부부장을 수행한 리 실장은 대남 분야 핵심 실무자로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도 북측 조문단으로 방남했다.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8월에는 6명으로 구성된 북한 조문단이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고, 2박 3일간 대남 특사 역할을 수행했다. 이 여사는 반대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방북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만일 북한이 이번에도 조문단을 파견한다면 소위 ‘조의 정치’를 통해 남북 교착 상태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파견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남북 교착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우영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하반기에 승부를 걸고 있는 북한 내부에서 아직 남측에 전할 메시지 정리가 안 돼 있는 상황인 것 같다”며 “논의 상대인 문재인 대통령도 북유럽 순방 중이라는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9-06-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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