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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참, 삼천리먼지강산이라니…

거 참, 삼천리먼지강산이라니…

이종원 기자
입력 2019-03-21 17:34
업데이트 2019-03-2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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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다큐] 미세먼지 新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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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살수차가 남부순환도로에서 차도에 물을 뿌리고 있다. 강남구는 비상저감조치 발령 여부와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학교 주변 등을 중점으로 살수차를 탄력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살수차가 남부순환도로에서 차도에 물을 뿌리고 있다. 강남구는 비상저감조치 발령 여부와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학교 주변 등을 중점으로 살수차를 탄력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봄기운이 짙어지면서 뺨에 닿는 공기가 점점 부드러워지고 있다. 집에만 있기 아쉬운 주말이면 어디론가 나가고는 싶은데 미세먼지가 발목을 잡는다. ‘삼천리먼지강산’이라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언제부턴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드물어 졌다. 오히려 매일 외출을 앞두고 미세먼지 뉴스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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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살수차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이 나자 관내의 주거밀집지역, 학교 주변 도로에서 물을 뿌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살수차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이 나자 관내의 주거밀집지역, 학교 주변 도로에서 물을 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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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강변의 ‘씨네앤포레’는 실제 숲의 산소 농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벽면을 순록이끼로 덮었고 산소 발생기를 설치했다.
CGV강변의 ‘씨네앤포레’는 실제 숲의 산소 농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벽면을 순록이끼로 덮었고 산소 발생기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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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다큐 : 미세먼지 풍속도  CGV강변의 ‘북&라운지(BOOK&LOUNGE)’는 책과 식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영화관람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책을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포토다큐 : 미세먼지 풍속도

CGV강변의 ‘북&라운지(BOOK&LOUNGE)’는 책과 식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영화관람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책을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신선한 공기 찾는 사람 늘며 ‘맑은 공기’ 마케팅

더 신선한 공기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미세먼지, 황사, 스모그 등 공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 ‘맑은 공기’를 내세운 마케팅이 소비 트렌드를 바꿔놓고 있다. 미세먼지 습격에 지친 시민들을 위한 공공기관들의 각종 대응책도 눈길을 끈다. 단순한 실내 공간 이상의 공기 청정 공간이 각광을 받고 있다. 5월 개장을 앞두고 임시 개장한 서울 마곡동의 서울식물원은 쾌적한 실내 나들이를 즐기려는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열대지방의 야자수들이 뿜어내는 맑은 공기로 미세먼지에 힘들었던 몸과 마음에 휴식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안성맞춤 장소다. 인천에서 유치원생 딸과 함께 식물원을 찾은 송명순씨는 “이곳의 공기질은 외부보다 10배는 좋을 것 같아서 몇 시간 동안 실컷 숨을 쉬고 간다”며 만족해했다. 특히 식물원 안에 있는 ‘숲속카페’는 일반적인 카페와 달리 벽면과 테이블 주변 곳곳이 식물로 가득하다. ‘천연의 공기정화기’로서 관람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영화상영관들도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로 리뉴얼하는 추세이다. CGV강변의 ‘씨네앤포레’는 친환경 특별상영관이다. 실제 숲의 산소 농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벽면을 순록이끼로 덮었고 산소 발생기를 설치했다. 서울 상암동에서 온 대학생 김미례씨는 “일반 상영관에 비해 입장료가 조금 비싸도 쾌적한 환경에서 영화를 보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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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물원 온실 자동 분무기에서 산소가 풍부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서울식물원 온실 자동 분무기에서 산소가 풍부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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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물원 안에 있는 ‘숲속카페’는 일반적인 카페와 달리 벽면과 테이블 주변 곳곳이 식물로 가득하다.
서울식물원 안에 있는 ‘숲속카페’는 일반적인 카페와 달리 벽면과 테이블 주변 곳곳이 식물로 가득하다.
●숲·대규모 공원 품은 ‘숲세권’ 아파트도 인기

미세먼지의 낮춤 효과를 누리는 자연친화적인 아파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 숲이나 대규모 공원을 품은 이른바 ‘숲세권’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건설업계는 신축하는 아파트에 미세먼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시설 및 시스템을 반영하고 있다. 나쁜 공기와 먼지를 현관에서 제거할 수 있도록 클린 존을 설치한 아파트도 등장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지자체들의 각종 ‘미세행정’ 전략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비상저감조치 발령 여부와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주거밀집지역, 학교 주변 등을 중점으로 살수차를 탄력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강남구 정책홍보실 최경희 팀장은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화됨에 따라 투입한 살수차가 미세먼지에 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초구청은 마을버스 정류장에 ‘스마트 에코쉘터’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면서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다. 정류장의 세 면은 강화유리로, 한 면은 에어 커튼으로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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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시즌의 필수 아이템인 마스크 제품은 디자인과 성능이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용산아이파크몰 라라퍼프).
봄 시즌의 필수 아이템인 마스크 제품은 디자인과 성능이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용산아이파크몰 라라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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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는 필수 가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이마트용산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는 필수 가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이마트용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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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류시험연구원의 보건용 KF 마스크 인증테스트.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의 보건용 KF 마스크 인증테스트.
●공기청정기·물걸레청소기·마스크 필수품으로

한편 미세먼지 관련 제품 업체와 유통기업은 ‘먼지특수’를 누리며 매출이 ‘껑충’ 뛰었다.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으로 급부상하고 도심엔 마스크족이 급증했다. 공기청정기·물걸레청소기·마스크는 ‘3대 미세먼지 효자상품’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마스크는 시민들의 필수품으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마스크가 제 기능을 못 하면 직접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미세먼지나 황사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보건용 KF94 마스크(0.4㎛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걸러내는 마스크)로서의 인증테스트를 통과해야 안전한 제품이다. 경기 안양시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는 KF인증을 받기 위한 마스크의 누설률 검사가 한창이다. 정남용 한국의류시험연구원 바이오융합본부 본부장은 “마스크의 누설률 검사는 내외부의 염화나트륨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라면서 “단순한 마스크라도 과학적 인증 과정을 거쳐야 안전한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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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가 풍부한 수증기를 자동으로 뿜어내는 서울식물원 온실.
산소가 풍부한 수증기를 자동으로 뿜어내는 서울식물원 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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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스마트 에코쉘터’는 정류장에서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다.
서울 서초구의 ‘스마트 에코쉘터’는 정류장에서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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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내외부 염화나트륨 농도를 측정하는 누설률 실험 (한국의류시험연구원).
마스크 내외부 염화나트륨 농도를 측정하는 누설률 실험 (한국의류시험연구원).
미세먼지의 경보가 일상화되면서 맑은 공기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올봄은 평년보다 잦은 황사와 미세먼지가 예보돼 있다. 당분간 먼지에 대한 걱정을 내려두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 발생 요인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총체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잿빛 하늘을 바라보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미세먼지가 사라져서 ‘금수강산(錦繡江山)의 봄’이 어서 찾아 오기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2019-03-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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