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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잔혹 영상’으로 안락사 정당성 외친 박소연

‘개고기 잔혹 영상’으로 안락사 정당성 외친 박소연

김정화 기자
입력 2019-01-20 22:32
업데이트 2019-01-21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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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는 최소한의 동물 보호” 주장

“정부와 싸울 유일한 단체” 사퇴 거부
동물자유연대 “반성없이 공분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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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구조 동물 수백마리를 안락사한 사실이 드러난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인도적 안락사였다”고 주장해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부 동물단체들은 박 대표가 안락사 여부를 속여 온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개 번식 산업을 방치한 정부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해 동물 안락사를 둘러싼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케어 회원과 활동가,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안락사로 개들의 고통을 줄이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동물 보호였다”면서 “케어는 국내에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단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는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건 인도적 안락사가 아니다”며 “내부 직원에게조차 안락사 사실을 은폐하고, 이제 와서 안락사의 사회적 공론화를 주장하는 건 면피 행위”라고 반발했다. 직원연대에 따르면 다음달 예정된 케어 총회에서 박 대표 사퇴가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박 대표는 20일 개고기가 생산되기까지 과정을 담은 잔혹한 동영상을 온라인상에 올리기도 했다. 안락사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모양새다. 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에는 안락사마저도 사치인 동물이 많다”며 “케어는 도살당할 뻔한 개를 구조해 80%를 살리고, 20%를 고통 없이 보내줬다”고 말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은 “10년간 구조 활동에 몸을 던진 케어 대표를 ‘불법 도살자’라는 악의적인 프레임으로 가두지 말라”며 박 대표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반면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저 역시 구조 현장에서 동물이 고통받는 모습에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동물을 구조하고 실제로 안락사시키는 건 전혀 다른 행위”라면서 “단체 내부에서 상의하거나 기준을 만들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한 행동에 대해 반성이 없으니 공분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동물단체를 중심으로 “동물 안락사에 대한 책임은 박 대표뿐 아니라 그동안 무분별하게 개 ‘생산’을 방치한 정부에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동물해방물결과 동물을 위한 마지막희망(LCA)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가 커진 건 무법 지대에서 개들을 마음껏 번식, 판매, 도살하는 업자들과 그들을 수십년간 방치한 정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19-01-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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