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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벽협상’ 박차고 나가…“완전한 시간 낭비…바이바이”

트럼프, ‘장벽협상’ 박차고 나가…“완전한 시간 낭비…바이바이”

입력 2019-01-10 09:26
업데이트 2019-01-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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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백악관 회동 30분만에 결렬…‘정면충돌’로 셧다운 최장기화 우려

민주 “트럼프, 책상 치고 일어나”…펜스 “언성 안높였고 사탕도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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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의회 지도부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과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30여분 만에 결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19일째인 이날 오후 3시 백악관에서 민주당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과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여야 의회 지도부와 회동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이날 만남은 30여분 만에 아무 성과 없는 ‘충돌’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이 종료된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에 대해 “완전히 시간 낭비였다”라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만약 신속하게 연방정부의 문을 열면 장벽을 포함한 국경보안을 승인해 줄지 물었으나, 펠로시 의장은 ‘노’(NO)라고 대답했다면서 “나는 ‘바이-바이’라고 말했다(said bye-bye). (장벽 건설 외에는)아무것도 소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회동 후 “대통령은 자신의 우선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단호한 입장을 취할 것임을 오늘 분명히 했다”며 “민주당 지도자들은 셧다운을 해결하기 위해 협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행정부에선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공화당에선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 스티브 스컬리스(루이지애나) 하원 원내총무 등이 회동에 참여했다.

민주당 측도 협상 무산 뒤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회동 결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뜻대로 할 수 없었고, 회의장에서 일어나서 그냥 걸어 나갔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펠로시 의장도 “대통령이 내게 ‘장벽을 지지하느냐’고 묻길래 ‘아니다’라고 답했더니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며 “심통 사나운 대통령이다. 이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 협상장 분위기를 놓고도 양 진영에서 공방이 전개됐다.

AFP와 로이터에 따르면 슈머 대표는 펠로시 의장의 ‘노’ 답변 이후 “대통령은 테이블을 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러면 우리는 논의할 것이 더이상 없다’면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고 말했다.

슈머 대표는 “우리는 그(트럼프)의 분노발작(temper tantrum)을 다시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에 이르기를 원한다”면서도 “우리는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동에 참석한 민주당 딕 더빈(일리노이)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부터 이날 회의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회의 중간에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난 이 회의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이 내가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며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대통령은 회의장으로 들어와 참석자들에게 사탕을 나눠줬고 회의 도중 침착을 유지했다. 대통령이 목소리를 높이거나 손으로 책상을 쳤다는 기억이 없다”고 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도 “대통령은 결코 언성을 높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협상장에 들어왔을 땐 참석자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등 ‘상냥한’ 태도를 보였으나 본론으로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격앙됐다고 전했다.

전날 밤 대국민연설을 통해 57억 달러규모의 장벽 건설 예산편성을 거듭 촉구한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다음 날 협상을 위해 만난 민주당 지도부와 정면충돌함에 따라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백악관은 셧다운 해소를 위해 정부 운영을 재개할 수 있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정부 운영을 하나씩 재개하는 4개의 자금조달 법안을 이번주 중 표결에 부치기로 했으며, 그 가운데 첫번째 법안을 이날 표결에 부쳐 240대 188로 통과시켰다.

통과된 법안은 재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 국세청(IRS),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금융 서비스 기관들의 업무를 우선 재개하는 내용으로, 공화당에서는 8명의 의원만이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이 법안은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한 상원에서는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광범위한 합의 없이 4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안에 서명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장벽 예산을 둘러싼 셧다운 갈등과 관련, “나는 이번 싸움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그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 길로 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국경장벽에 대해 민주당이 ‘비효과적인 중세 시대 해결책’이라고 비판해온 것에 대해선 “그건 당시 효과가 있었고, 지금은 심지어 훨씬 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시작된 셧다운 사태는 이날 19일째로 접어들어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이번 주말 역대 최장 기록(21일) 경신을 앞두고 있다. 최장 기록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21일(1995년 12월 16일∼1996년 1월 5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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