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기강해이 통일부 ‘통일 열망’→‘통일 연방’ 와전 빚어

기강해이 통일부 ‘통일 열망’→‘통일 연방’ 와전 빚어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8-12-27 22:42
업데이트 2018-12-28 10:0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남북철도 착공식 北 김윤혁 착공사
‘北주도 연방제 통일’ 거론 논란 불러
전날 받은 초안과 크로스체크 생략
원문 뒤늦게 공개… “안일한 대처” 지적
이미지 확대
남북 정상회담 성사·환영 ‘부산시민 준비위’ 발족 27일 오전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성사·환영 부산시민 준비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한 오거돈 부산시장 등 참석자들이 부산∼평양 철도연결을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남북 정상회담 성사·환영 ‘부산시민 준비위’ 발족 27일 오전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성사·환영 부산시민 준비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한 오거돈 부산시장 등 참석자들이 부산∼평양 철도연결을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지난 26일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 역사적인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에 참석한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이 착공사에서 ‘통일 열망’이라고 말한 것을 남한 풀(대표)기자단이 ‘통일 연방’으로 잘못 알아듣고 보도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당시 착공식은 야외에서 진행돼 주변 소음이 심했고 추운 날씨에 김 부상의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기자단은 현장의 통일부 관계자에게 착공사 원문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통일부 측은 서울에서 원문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제공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북측으로부터 착공식 전날인 25일 김 부상의 착공사 원문을 받아놓고도 정작 착공식에는 가져가지 않은 것이다. 이에 기자단은 ‘통일 열망’을 ‘통일 연방’으로 잘못 알아들은 풀기사를 서울의 기자단에 보냈고, 전 언론이 ‘통일 연방’으로 이날 낮부터 일제히 보도했다.

그런데도 통일부는 아무런 정정 조치도 하지 않다가 다음날인 27일 아침 일부 신문이 김 부상의 ‘통일 연방’이라는 말을 북한의 통일노선인 고려연방제와 연결지어 연방제 적화통일 의도라는 식으로 보도하자 그제서야 원문을 공개하며 김 부상의 실제 발언은 ‘통일 열망’이라고 확인해 주는 촌극을 빚었다.

이에 통일부가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중대사를 치르면서 전형적인 ‘공무원 기강 해이’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단어 하나만으로도 남북회담이 파행되고 남남갈등이 촉발되는 상황에서 통일부가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전 언론이 보도한 기사는 김 부상이 “어느 때 가서도 민족이 원하는 ‘통일 연방’을 실현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반면 27일 오전 7시 통일부가 공개한 착공사 원문은 “어느 때 가서도 민족이 뜨거운 ‘통일 열망’을 실현할 수 없습니다”였다.

통일부 관계자는 “관계 부서가 착공사 초안을 못 챙겨 가서 기자들에게 전달하지 못해 착오가 있었다”며 “크로스체크를 할 여지들이 있었는데 잘 안 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개성공동취재단·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8-12-28 2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