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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이민자 악의 근원으로 보는 정치인 용납 안돼”

교황 “이민자 악의 근원으로 보는 정치인 용납 안돼”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8-12-19 10:31
업데이트 2018-12-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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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트럼프 겨냥

생일 케이크 촛불 어린이들과 함께 끄는 교황
생일 케이크 촛불 어린이들과 함께 끄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산타마르타 진료소의 어린이,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자신의 82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케이크의 촛불을 불어 끄고 있다. 교황의 생일은 12월 17일이다. 2018.12.19
AF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82)이 이민자를 악의 근원으로 보고 모든 사회 문제의 원인을 그들에게 덮어씌우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교황은 18일(현지시간) ‘카톨릭 세계 평화의 날’인 1월 1일을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문제가 이주민 탓이라고 비난하고 가난한 이들로부터 희망을 빼앗는 정치인들의 언사는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정 정치인의 이름이나 국가명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막고 강력한 반이민자 정책을 추진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독일, 헝가리 등 유럽에서도 이민자 문제가 첨예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교황은 이날 성명에서 “좋은 정치는 평화에 기여한다. 좋은 정치는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하고, 장려하며, 현재와 미래 세대가 신뢰와 감사로 결속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면서 정치에 있어서의 미덕과 악덕들을 나열했다.

교황은 악덕 가운데 하나로 국수주의를 꼽았다.

교황은 “타인과 이방인들에 대한 공포 또는 자신의 안전에 대한 염려에 뿌리를 둔 불신의 분위기가 우리 시대에 두드러지고 있다”며 “국수주의는 세계화된 이 세상에서 신뢰를 망가뜨린다는 점에서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런 발언 역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미국우선주의’ 등의 정치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교황은 아울러 “인종혐오, 인종차별, 자연환경에 대한 무관심, 눈앞의 이익을 위한 자연 자원의 낭비, 난민들에 대한 혐오 등도 정치적 악덕에 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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