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트럼프, 시진핑 만날 때 화웨이 창업자 딸 체포계획 몰랐다”

“트럼프, 시진핑 만날 때 화웨이 창업자 딸 체포계획 몰랐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2-07 10:14
업데이트 2018-12-07 10:1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백악관 익명 관계자 밝혀…볼턴은 “법무부에서 들어 미리 알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무역전쟁 휴전’을 논의할 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딸 체포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첫 번째)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왼쪽 첫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만찬 회동에서 무역 문제 등 현안을 집중 협의하고 있다.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이날 회동은 미측에서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중국 측에서는 시진핑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류허 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첫 번째)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왼쪽 첫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만찬 회동에서 무역 문제 등 현안을 집중 협의하고 있다.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이날 회동은 미측에서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중국 측에서는 시진핑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류허 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FP 연합뉴스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의 한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 주석과 만찬을 하기 전까지 미국이 캐나다에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의 인도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중 정상이 만났던 지난 1일 캐나다 사법당국은 화웨이를 세운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인 멍 부회장을 밴쿠버에서 체포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 주석과 만찬 회동을 하고 추가 관세 유보와 무역 협상 재개 등 90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인지 여부와 관련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거기에 대한 대답은 내가 모른다”고만 밝혔다.

이어 볼턴 보좌관은 “이런 종류의 일은 꽤 자주 일어난다. 우리는 그 모든 일을 대통령에게 일일이 보고하지는 않는다”라며 미중 정상회담 전까지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 주석과의 만찬에 동석했던 볼턴 보좌관은 당시 멍 부회장이 체포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느냐는 질문에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일이 있다”면서 “특정한 법집행 조치라는 측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정확하게 알지는 못한다”고 답했다.

다만 볼턴 보좌관은 멍 부회장을 체포하려는 계획 자체는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즉, 트럼프 정부가 미·중 무역 담판과는 별도로 멍완저우 체포 계획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법무부로부터 들어서 미리 알고 있었다”라면서 멍 부회장의 세부 혐의에 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한 정부 관리를 인용해 멍 부회장의 체포 전 미 법무부가 백악관 법률고문실에 이 사실을 통지했다고 전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리처드 바(공화·노스캐롤라이나) 위원장과 마크 워너(버지니아) 민주당 간사에게도 함께 체포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보좌관은 인터뷰에서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의 ‘기술 도둑질’도 맹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오랫동안 중국 기업들이 빼돌린 미국의 지식재산을 사용하고, 기술이전 강요에 관여하고, 특히 정보기술(IT)에서 중국 정부의 목표 달성을 위한 무기로 쓰이는 관행을 크게 우려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체포 건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화웨이는 우리가 우려해온 회사들 중 하나”라며 “다른 회사들도 있다”고 언급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러한 지식재산권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합의한 협상의 주요 주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멍 부회장 체포와 관련해 미국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중국의 ‘첨단기술 도둑질’을 엄정 단속해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공화당 소속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 “이번 체포를 환영한다”며 미국으로의 조속한 인도를 촉구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루비오 의원은 “화웨이는 중국 정부, 공산당과 직접 연계된 회사”라면서 “중국은 오랫동안 미국의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마크 워너(버지니아) 상원의원도 “화웨이가 ZTE처럼 언젠가부터 우리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의 제재 위반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묻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